[종합]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 마무리 ...“직원과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

입력 2018-11-2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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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기남(왼쪽)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장은 “이 자리를 빌어 병으로 고통 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말했다. (사진=한영대 기자 yeongdai@)
▲23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기남(왼쪽)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사장은 “이 자리를 빌어 병으로 고통 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말했다. (사진=한영대 기자 yeongdai@)

“이 자리를 빌어 병으로 고통받은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길고 길었던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11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23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 작업현장과 인과관계가 확인된 백혈병을 포함해 16가지 암발병에 대해 보상에도 나설 계획이다.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일어났다. 당시 유족들은 직업병을 주장했고, 삼성전자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10년이 넘는 기간 두 당사자는 갈등만 벌이지는 않았다. 타협점을 모색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진행했다. 2014년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전자·반올림(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단체) 등의 합의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는 다음 해 7월 1차 조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안건은 삼성전자, 반올림의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 시점은 불과 몇 달 전이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7월 24일 조정위가 제시한 2차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서명했다. 조정위원회는 한쪽이라도 중재안을 거부하면 더는 활동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도 사안을 계속 끌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양측이 수용한 조정안의 핵심내용은 보상대상ㆍ범위 확대이다. 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 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 이후 반도체 및 LCD 생산라인에서 1년 이상 근무한 현직자와 퇴직자 전원이다. 보상 대상이 되는 질병 범위는 백혈병을 포함해 16종의 암이다.

보상액은 근무장소, 근속기간, 질병 중증도를 고려해 별도의 독립적인 지원보상위원회에서 산정하되, 백혈병의 경우 최대 1억5000만 원으로 정해졌다.

김 사장은 “중재안에서 정한 지원보상안과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이 정하는 세부사항에 따라 2028년에 이르기까지 보상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협약식에서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일환으로 출연한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 원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한다고 덧붙였다. 기금은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건립 등 안전보건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산재예방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다만 반올림은 삼성전자 외 다른 전자계열사들에서 발생한 직업병에 대해서도 삼성이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에도 유해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다.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약식 이후 양측은 이르면 연내 혹은 1월 초부터 구체적인 지원보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원보상 업무는 법무법인 지평이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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