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사, '따로 또 같이' 배터리 전폭 지원…'제2반도체' 만든다

입력 2018-11-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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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1조원 투자 美 배터리 공장 설립…SK㈜ㆍSK종합화학 등도 지원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생산 모습 (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생산 모습 (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

SK그룹이 미래 주력 사업인 배터리 사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에 양질의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경쟁력을 단숨에 확보하며 그룹의 주축사업인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단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조지아 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연간 9.8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데 1조1396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2022년 이 공장이 완성되면 SK이노베이션은 한국, 중국, 유럽, 미국에 이르는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빠르게 글로벌 주요 시장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4.7GWh에 불과한 배터리 생산량을 4년 뒤인 2022년에는 55GWh 규모로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5년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후발 주자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빠른 속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며 LG화학과 삼성SDI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다른 그룹 계열사들도 배터리 관련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진행 중이다. SK㈜ 의거버넌스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배터리 신소재 사업 검토를 보고받고 관련 공부를 진행했다. 리튬이온전지에 적용되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4대 핵심소재 시장은 2025년 559억 달러(62조 원) 규모로 세 자릿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또한 SK종합화학과 SK케미칼은 전기차에 요구되는 차량 경량화 소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각 계열사들이 ‘따로 또 같이’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는 데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영역에서 전후방 사업을 영위할 때 얻는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블룸버그뉴스 파이낸스 에너지(BNEF) 등에 따르면 전체 차량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20년 3~6%로 오르고 2030년이면 3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오는 2025년 1600억달러(약 182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그룹은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하이닉스 등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초호황기를 맞은 반도체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결국 배터리 역시 반도체와 같이 전방위적 사업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단숨에 강화,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 때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SK그룹사들의 배터리 사업 강화는 향후 반도체 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호황기를 지나고 있는 반도체 업계는 최근 낸드플래시의 공급과잉 지속, 중국의 견제 등으로 인해 전망이 밝지 않다. 반도체 비중이 큰 SK그룹에겐 반도체 업계의 부정적 전망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조대식 SK수펙스협의회 의장 역시 ‘2018년 확대경영회의’에서 “SK그룹의 어려움이 반도체 착시 현상에 가려져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SK는 새로운 성장축을 바삐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그랬듯 배터리 사업도 그룹 전체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라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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