챠도르를 벗고 있는 '중동펀드'

입력 2008-06-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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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산유국 '중동'...MENA, EMEA, 프런티어마켓 등 다양한 이름으로 출시

최근 치솟는 유가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그 만큼 유가 상승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일 서브 프라임과 관련된 손실은 현재 4000억 달러 수준이지만, 유가 상승과 관련된 비용은 전 세계적으로 3조 달러를 상회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역발상으로 과연 이런 고유가의 최대 수혜지역은 어디가 될까?

두말할 필요 없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중동'이 될 것이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주요 4개국의 원유 매장량의 가치는 세계 GDP보다 높고, 미국 GDP 대비해서는 4배 가량 높다고 한다.

게다가 카타르, 쿠웨이트, UAE 등 현재 프런티어 마켓 지수에 편입돼 있는 증시가 조만간 MSCI 신흥지수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중동 증시도 해외투자자의 규제를 풀고 개방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사우디는 외국인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올해 안에 외국인 투자를 개방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에 설정된 중동 관련 펀드는 어떤 게 있을까?

현재 국내에는 중동 국가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흔치않고, MENA(중동·북아프리카)펀드나 EMEA(동유럽·중동·아프리카)펀드라는 이름으로 중동에 일정비율 이상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 프런티어마켓 펀드도 중동지역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다.

MENA펀드들은 대부분 중동 지역에 대한 투자비중이 80% 내외를 차지하고 있고, EMEA펀드들은 펀드마다 투자지역의 집중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JP모건의 'JPM 중동&아프리카주식'과 피델리티의 '피델리티 EMEA주식'은 남아공을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 지역의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고, NH-CA의 '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주식'과 미래에셋의 '동유럽중동아프리카업종대표주식'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 비중이 높다.

한편, 템플턴의 '프턴티어마켓펀드'는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으로 분산돼 있다.

펀드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지난 5월을 전후해 러시아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낸 영향으로 NH-CA의 '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주식'과 미래에셋의 '동유럽중동아프리카업종대표주식'의 1개월(5월 28일 기준) 수익률이 각각 14.20%와 11.02%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MENA펀드로 분류되는 '삼성 당신을위한아라비안주식', '프랭클린 MENA주식'은 각각 0.60%와 -3.23%를 기록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가상승의 수혜를 통해 경제성장을 꾀하고 있는 중동지역은 향후 증시개방 과정과 함께 상승 잠재력을 가진 투자지역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삼성증권 박진용 연구원은 "중동 경제 및 증시의 잠재력, 자원 수입국의 투자자로서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 등을 감안한다면 펀드유형에 상관없이 투자자산의 일부를 중동투자에 노출하는 투자전략은 유효하다"며 "다만, 중동투자 펀드는 다양한 이름으로 출시돼 펀드마다 특성 있는 투자지역 구성 전략을 가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성향과 현재 투자펀드 내용을 고려해 펀드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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