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왜? 금산분리 대응ㆍ롯데케미칼 인수자금 확보

입력 2018-11-27 13:45 수정 2018-11-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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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탄력이 더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매각에 나선 이유로 금산분리 해결 및 롯데케미칼 인수 자금 확보로 꼽는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이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 준수를 위해서 카드 및 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작년 10월 일본 롯데로부터의 지배력을 벗어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2년 뒤인 내년 10월까지 금융사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애초 롯데그룹은 금융 계열사를 외부에 매각하는 방법보다는 계열사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을 검토해 왔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그룹 핵심인 유통 분야에서 소비자 트렌드 파악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먼저 매각을 시도하는 회사는 롯데카드가 됐다. 최근 수익성 악화와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최근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93.8%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인수 후보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는 카드사 업계 5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995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2% 늘었다. 순이익은 148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3분기 1조 원을 넘나들던 영업익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여기에 전날 금융위원회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침에 따라 영업 환경도 불리해졌다.

롯데손해보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롯데는 지난 2008년 대한화재를 사들여 롯데손보로 이름을 바꿔 운영해왔다. 현재 신 회장과 호텔롯데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53.8%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신한지주가 꼽힌다.

롯데캐피탈은 현재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계열사와는 달리 일본 주주가 많고, 실적이 좋아 매각을 미룬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가 정해놓은 금융계열사 매각 시한이 내년 10월인 만큼 조만간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금융계열사 매각 자금을 최근 인수한 롯데케미칼 인수 대금으로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롯데지주는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호텔롯데(410만1467주)와 롯데물산(386만3734주)이 보유 중인 롯데케미칼 주식을 인수했다. 총 인수금액은 약 2조2274억 원이다.

롯데지주는 인수자금 전액을 금융권 단기 차입으로 마련했다. 실제 롯데케미칼 인수 결정과 함께 롯데지주는 기업어음 5000억 원, 단기차임금 1조8500억 원 등 총 2조3500억 원의 차입을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배력 강화와는 별개로 공정거래밥상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 카드 등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며 “롯데캐피탈도 조만간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로 내놓느냐에 따라 상황이 다르겠지만 매각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매각될 경우 마련된 자금은 최근 롯데케미칼 인수 때 생긴 차입금을 해결하는데 우선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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