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토 벵존 주니어 필리핀 관광부 차관은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속할 수 있고 책임감 있는 관광 정책이 필리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가 환경보호를 위해 일시 폐쇄했던 보라카이 섬이 6개월 동안 재정비를 거쳐 재개장된 것에 관심이 집중됐다. 필리핀 정부는 면적이나 관광 인프라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의 유입으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내렸고, 이를 개선하기 필리핀 정부는 갖가지 방법을 고심했다.
베니토 차관은 "정부와 보라카이의 환경 복원읠 위한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지원과 협조로 구성된 보라카이 태스크포스(BIATF)팀이 (보라카이를) 지속할 수 있고 책임 있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F팀은 해안으로부터 25 5m의 지역구역을 따라 적절한 하수도 시설을 건설하고, 필리핀 관광부, DILG(한국 구 내무부), 환경부의 기준을 충족한 호텔·리조트만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관광부는 지역 공원을 개발하고 관광 산업 종사자들을 교육하는 데 많은 예산을 배당했다.
하지만 지나친 규제로 보라카이가 '심심한 섬'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라카이의 주요 해변인 화이트비치에 파라솔이나 비치체어를 놓을 수 없도록 했고, 해안의 바와 클럽 대신 야자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해변음주나 바비큐 파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도 안된다.
베니토 차관은 "보라카이 섬 전역에서 음주나 흡연이 전면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제한된 지역이 생기는 것"이라며 "어떤 관광객은 음주, 담배, 음악을 좋아하지만 조용한 환경을 원하는 관광객도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활동과 경험을 원하는 관광객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필리핀은 관광객 중 '한국'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데 주목했다. 필리핀관광부에 따르면, 2017년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최고 수준인 160만7821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147만5081명 대비 약 9% 증가한 수치다. 2017년 필리핀 관광 시장 점유은 24.28%에 달했다. 보라카이 폐쇄로 인해 필리핀 관광 시장이 둔화됐던 올해 1~9월에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필리핀 관광 산업을 주도하는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필리핀 관광부는 200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삼아 한국인들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관광부는 주요 관광지의 안전을 지키도록 운영되고 있는 관광 경찰인 TOPCOP(Tourism-Oriented Police for Community Order and Protection)도 그 예다. 관광 경찰들이 지정된 관광지에서 근무하는 동안 필리핀 국가 경찰은 전국의 전략적 거점지에 관광 지원 센터 및 관광 지원 데스크를 설치·운영한다.
베니토 차관은 "앞으로 더 많은 경찰관들이 훈련에 참가해, 필리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폭넓게 보호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5월에는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 국제 공항의 새로운 터미널을, 올해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보홀 팡라오 국제 공항을 개장하며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베니토 차관은 "내년에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방문객 1인당 소비를 늘리고, 더 오래 필리핀에 체류하며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