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KT통신망 화재…‘이중 회선·복수 망’ 대책 마련

입력 2018-11-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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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선 다변화·복수망 구축 등 통신장애 대안 모색

은행권이 KT 아현지사 화재 후속 조치로 IT전산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해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마다 내부적으로 통신 사고에 경각심을 갖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광수 농협금융그룹 회장은 26일 IT부서에 회선 다변화, 이중망 구축 등 통신 장애 대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김 회장은 “2주 동안 이번 사고에 철처하게 분석하고, 계열사별로 문제 파악과 함께 개선할 내용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점포에서 KT 통신망을 단독으로 사용 중인 농협은행은 이중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주말 KT 아현지사 화재로 국민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은 KT 단일망을 쓰는 일부 점포와 ATM에서 서비스 이용이 중단됐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점외 점포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단일 통신망을 쓰고 있다. 영업점은 전산망 자체를 듀얼(Dual) 체제로 쓰지만 점외 점포 ATM은 외주를 맡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외부에 설치된 90여 대의 ATM이 KT단일망을 이용하고 있어 정상 가동되는 데 하루 넘게 걸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KT망 내 1개 회선을 쓰던 것을 인근 지사 회선을 붙여 유사시 변경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KT로만 이중화되어 있던 영업점 일부를 타 통신망과 교차한 이중화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외부에 설치된 60여 곳의 ATM에서 KT망만 단독으로 이용하고 있어 상당 시간 장애가 발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계속해서 중앙처리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해당 점포들과 소통하며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KT망을 사용하는 ATM에서 일시적으로 통신장애가 발생했지만 유사시 LG유플러스 무선망으로 백업 전환이 되기 때문에 고객 불편이 적었다. 금융사들은 IT전산 관련 사항에 관해 내부 규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금융사들의 사후 신고 처리가 이뤄질 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들은 대부분 전산을 이중으로 구축해두는 데 중소형사로 내려갈수록 부실하다”며 “결국 비용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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