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달라진 재계, 반갑다 ‘상생’ 움직임

입력 2018-11-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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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성 산업부 기자

재계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과 빚어온 11년간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삼성전자는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자 보상지원,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등을 약속했다.

올해 4월에는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사 직원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200일 만인 이달 초 삼성전자는 협력사 직원 8700여 명을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전국 130여 개의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협력사 직원 3900여 명을 직접 고용한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에어컨 서비스의 경우 여름철에 에어컨 설치 및 AS 수요가 몰리고 나머지 계절에는 이들을 유지하는 데 인건비와 기타비용 등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회사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노조원이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르고 회사 앞에서 민중가요를 부르며, 사측과 대립하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회사는 대중에게 불통의 이미지를 심어줬고, 임직원을 홀대한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일부 노조는 ‘강성노조’, ‘귀족노조’라는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느껴야 했다. 삼성과 LG의 이번 발표는 우리나라 산업계 노사 관계를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제도 안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의 협력사 직원 직접 고용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협상 과정에서 갈등도 빚어질 수 있다. 다른 대기업들은 이들 기업의 사례를 교훈 삼아 어떠한 상생 방안을 내놔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됐다.

노사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공존하는 관계다. 회사의 양보로 구성원은 더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해야 하며, 다시 회사는 적극적인 임직원 배려 정책과 지원으로 구성원의 자긍심을 북돋워야 한다. 노사관계 선진화는 배려와 양보를 통한 선순환 구조에서 비롯된다. 대립적 노사관계를 협력적 노사관계로 바꿔야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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