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 이어 ‘트룩시마’…셀트리온 ‘아메리칸 드림’

입력 2018-11-29 18:16 수정 2018-11-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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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판매 허가 획득하며 ‘5조 시장’ 공략 본격화…퍼스트무버 시장 선점 기대…후발 화이자와 7개월 시간차

셀트리온의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에 입성한다. 당분간 경쟁자 없이 판매할 수 있어 빠른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28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미국 리툭시맙 시장은 약 5조 원 규모로, 세계 리툭시맙 매출의 56%를 차지한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가 판매하는 ‘맙테라/리툭산’이다.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판매 허가를 획득한 트룩시마는 미국 시장에서 ‘퍼스트무버’(선도자) 지위를 따냈다.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은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하는 퍼스트무버 지위가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초기 시장 선점에 유리한 구도를 확보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된 트룩시마는 올해 상반기 기준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66%, 56%를 각각 대체하면서 유럽 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 산도스가 바이오시밀러 ‘리삭톤’의 미국 시장 진출을 포기하면서 셀트리온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산도스는 리삭톤의 허가 시점이 점점 늦어지면서 트룩시마와 출시 시점 격차가 벌어지게 된 점에 부담을 느끼고 다른 시장으로 목표를 돌렸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을 약 1년 간 독점할 수 있다. 또 다른 경쟁사인 화이자는 지난 9월 FDA에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허가신청서를 접수, 빨라도 내년 3분기에나 허가 획득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밖에 다른 경쟁사들은 아직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주요 특허 만료 시점은 다음 달 18일로, 판매사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마케팅 파트너사 테바가 시장 조기 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테바는 세계 시장에서 제네릭 의약품과 혁신형 전문의약품 분야, 항암제 분야에 강력한 포트폴리오와 마케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트룩시마의 미국 승인은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치료를 해야 하는 미국의 환자들에게 중요한 이정표”라며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가진 바이오시밀러 치료 혜택을 제공해 환자들의 삶의 질 제고에 더욱 힘써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2016년 4월 미국에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허가 받았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를 통해 ‘인플렉트라’란 이름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트룩시마도 허가를 받으면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2종의 퍼스트무버를 통해 미국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항암제 시장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과 달리 미국 보험사 진입에 제한이 없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맙테라는 레미케이드와 달리 오리지널의 리베이트 수준이 높지 않다”며 “초기부터 공격적인 약가 정책을 통해 미국 보험사의 처방의약품 목록 등재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룩시마가 예정대로 FDA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비슷한 시기 허가 심사 서류를 낸 유방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미국 허가도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연내 허쥬마의 판매 허가 획득을 예상한다. 다만 허쥬마는 램시마나 트룩시마와 달리 퍼스트무버는 아니다. 허쥬마까지 FDA 허가를 받으면 셀트리온은 총 3개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선보이는 최초의 기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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