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법무부에 "형사사건 재심, 신속히 이뤄져야" 권고

입력 2018-12-0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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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유죄 확정판결의 오심을 가리는 재심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처리 기한 규정을 두는 등 재심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검사의 불복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는 또 대법원장에게는 재심개시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와 재항고 재판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재심개시가 결정되면 적극적으로 형의 집행 정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번 권고는 지난 2001년 3월 존속살해죄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지만, 수사 과정의 부당함이 인정돼 무기수 가운데 처음으로 재심 대상자에 오른 김신혜(41) 씨의 진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지원을 받아 재심을 청구한 김 씨는 그해 11월 법원으로부터 재심개시 결정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검사의 항고와 재항고가 거듭되면서 올해 9월에야 재심개시 결정이 나오며 약 3년간 재심 재판이 지연되고 인신 구속 상태가 이어졌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형의 집행 정지는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김 씨의 진정을 각하했다.

그러나 현행 재심제도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통해 피고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따지고자 이번 권고와 의견 표명을 결정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10월 29일 기준 형사사건 재심청구 후 재판부의 재심개시 결정까지 가장 오래 걸린 기간은 무려 7년 12일에 달한다.

재심개시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각결정은 최장 9년 32일, 재항고 기각결정은 최장 3년 182일이 걸렸다.

24년 만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일명 '유서대필사건'은 최종 재심개시 결정까지 3년 3개월이 흘렀다.

현행 재심제도는 검사의 즉시 항고권과 재항고권이 폭넓게 보장되고, 그마저도 관행적으로 이뤄져 재심개시 확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게 인권위의 분석이다.

이밖에도 인권위는 사법적 구제절차로서 재심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재심청구인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 없는 것으로 소명되면 형집행정지가 원칙적으로 적용되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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