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의에 쏠린 눈…흔들리는 원유시장 안정화할까

입력 2018-12-03 13:19 수정 2018-12-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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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사우디와 시장 안정 노력 확대 합의”…국제유가, 11월 22%로 10년 만의 최대 하락폭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주요 비(非) OPEC 산유국들이 6~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연다. 국제 원유시장이 지난달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번 OPEC 회의가 시장 안정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OPEC의 석유시장 안정 노력을 확대하기로 사우디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활용해 별도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 후 “우리는 합의를 연장하기로 했다”며 “감산 규모를 아직 최종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OPEC이 유가의 계속되는 하락을 막고자 감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OPEC 자문기구인 OPEC 경제위원회는 산유국들이 내년 산유량을 지난 10월 수준보다 하루 평균 130만 배럴 감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PEC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에너지장관은 이날 회의가 열리는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자리에서 “산유량 감산에 이르는 좋은 합의안에 도달할 것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WSJ는 OPEC이 시장 안정에 실패하면 2015년 글로벌 증시와 채권시장의 혼란이 재연되고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인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영국 브렌트유 가격은 11월에 각각 22% 폭락해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08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지난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WTI는 장중 한때 거의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50달러 선이 붕괴했다.

10월 초 원유 가격이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후 시장이 급변했다.

미국의 셰일유 생산 급증에 공급과잉 불안이 커진 가운데 글로벌 무역 분쟁으로 수요도 약화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면서 유가 급락세를 촉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가 4년 만에 가장 중요한 OPEC의 결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은 2014년 말 시장의 기대를 무시하고 유가 하락에도 산유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WTI 가격은 배럴당 27달러 이하까지 떨어졌으며 그다음 해 장기간에 걸쳐 주식 등 다른 자산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저유가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을 OPEC이 견딜 수 있을지가 이번 회의의 최대 변수다.

사우디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인해 미국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가 OPEC의 감산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며 정치의 그림자가 원유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이번 주 회의에서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목표로 받아들였지만, 오히려 지난달 산유량은 하루 평균 1100만 배럴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WSJ도 OPEC 관계자들 사이에서 사우디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시장에 대량의 원유를 공급했다며 감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짊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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