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수산식품, 맛있는 한류를 꿈꾸다

입력 2018-12-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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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지난해 김의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5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대표적 수출 식품인 라면의 수출액 3억8000만 달러를 뛰어넘는 주목할 만한 성과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식품 중에서 수출 5억 달러를 돌파한 품목은 담배와 참치, 그리고 김뿐이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수출 산업에서 우리 수산식품이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최근 한류와 웰빙문화의 확산으로 한국 수산식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00년 15억1000만 달러였던 수산물 수출액은 지난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2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 대상국도 93개국에서 144개국으로 51개국이나 늘었다. 수산가공품의 수출 비중도 약 40%까지 증가하면서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당초 올해 수산식품의 수출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다. 미·중 무역 갈등, 주요 교역국의 경제 위축 등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상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해 10월까지의 수산물 누적 수출액은 전년 대비 3.3%가 증가한 19억7000만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아세안(ASEAN)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수출 증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10월까지의 아세안에 대한 수산물 누적 수출 실적은 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8%나 증가했다. 2000년대 중후반 아세안 내에서 한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우리 식품기업들의 아세안 진출도 본격화되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비 성향이 높은 젊은 층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한식 한류’를 기대하는 식품기업들의 진출이 앞다투어 이루어진 것이다.

수산식품에 있어서도 아세안은 일본, 중국 등 기존 시장을 넘어서는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글로벌 수산물 시장에서 아세안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가 수산물 교역시장 규모 기준 각각 세계 7위, 8위, 20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지 소비 특성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아세안 국가에 주력하는 수출 품목은 참치, 김, 명란, 오징어 등이다. 이들 수산물은 상당 부분 해외 수출용 가공원료로 이용되어 왔는데, 최근 현지에서 직접 소비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를 겨냥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대표적으로 어묵과 전복이 있다. 우리나라 어묵업계는 아세안 현지에 어묵 베이커리 매장을 직접 개설하였다. 어묵 베이커리라는 색다르고 참신한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해외 현지의 수산식품 소비특성에 녹아들도록 하면서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9월에는 전복이 세계적 권위를 가진 친환경 양식 수산물 인증,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인증을 아시아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이는 곧 우리나라의 양식 전복이 아시아 권역의 하얏트, 까르푸 등 글로벌 유통체인에 내놓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실히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김은 불과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인들에게 ‘검은 종이’(black paper)로 불리는 기피 식재료였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별미 스낵의 형태로 새롭게 변신하면서 글로벌 수산식품의 반열에 올랐다.

이처럼 참신한 아이디어와 현지 맞춤형 전략, 품질 경쟁력 등으로 승부한다면 머지않아 글로벌 수산식품 시장에서 ‘맛있는 한류’가 불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한국 수산식품이 앞장서서 한식 한류를 주도하고, 관련 산업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 혁신산업으로 우뚝 솟아 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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