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5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쟁점 예산을 놓고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며 진통을 겪고 있다. 본회의 일정과 관련해서도 여야간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9일로 끝나는 정기 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전날에 이어 5일 오전에도 만나 예산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매듭짓지 못한 일자리 예산과 법안, 남북협력기금, 공무원 증원, 4조원 세수결손 대책, 정부 특수활동비 예산은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틀로 넘겨진 상태다.
민주당은 예산안조정소위 소소위에서 감액한 1조4000억 원 규모에서 추가 감액은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운 반면 야당은 전체 예산안의 1% 정도는 통상 삭감한 전례를 거론하며 단기 일자리, ‘깜깜이’ 남북경협 예산 등에서 모두 4조2000억 원 이상을 삭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동 장소에서 “4조 세수 결손 대책은 전혀 없고, 결국 마지막 대책이 국채 발행인가”라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반드시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반영이 안 돼 서로 이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자리, 남북경협 예산이 가장 문제가 되는 쟁점”이라며 “오늘 오전까지 합의가 안 되면 (협상이) 상당히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산안 처리와 함께 선거제 개혁 연계 문제도 예산 협상의 진통을 더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선거제 개혁을 예산안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야 3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이틀째 농성을 이어가며 선거제도 개혁과 예산안 동시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정부·여당은 민주주의 정신을 제대로 살리고, 국민의 뜻을 제대로 섬겨야 한다”며 “선거구제 개편은 야 3당만의 뜻이 아니라 국민의 뜻”이라고 밝혔다.
본회의 일정과 관련해서도 여야는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6일 처리 목표를 내세웠으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기국회 회기 내 마지막 본회의인 7일 처리를 고수하고 있어 본회의 일정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