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협력이익공유제, 기업 경영원리 배치…적용 어려워”

입력 2018-12-05 15:18 수정 2018-12-0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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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국회가 입법을 추진 중인 ‘협력이익공유제’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입법 저지에 나섰다. 기업의 경영원리에 상치되는 반(反)시장적 제도로 자본주의 근간을 허무는 제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대·중소기업간 협력이익을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의 법제화에 반대한다고 5일 밝혔다.

협력이익공유제는 대·중소기업 간, 중소기업 상호 간 또는 위·수탁기업 간 공동 노력을 통해 달성한 협력이익을 위탁기업 등의 재무적 성과와 연계, 사전 약정한 바에 따라 공유하는 계약모델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6일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을 위해 연내 기존 발의된 상생협력법 개정안 4건을 통합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계는 협력이익공유제가 시장경제원리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이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창출한 이익을 다른 기업과 공유해야 한다면 기업 경영원리에 배치는 되는 것은 물론 이윤 추구를 위한 경제적 동기가 저해된다는 것이다.

경총은 “회사 전체 또는 부분적인 영업 활동 의 최종산출물인 이익을 다른 기업과 공유토록 하는 것은 기업의 기본 경영원리와 상치되며 기업의 독립성·책임성·자율성의 원칙과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 제도가 대기업 혁신과 이윤추구 유인 약화 등 시장경제원리 위배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이 대기업의 서울소재 22개 대학교 상경계 교수 100명을 조사한 결과 76%가 협력이익공유제를 반시장적제도로 인식하고 있으며, 72%가 제도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익이 발생하면 협력사와 나누고, 손실이 발생하면 대기업만 부담하라는 것은 경영활동 결과의 자기부담 원칙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계는 기업의 이익을 미리 목표로 설정하는 것과 이익 배분 시 업체별 기여도를 산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한경연은 “협력이익공유제의 배분대상인 기업의 이익은 금리·환율·내수 및 수출시장 동향 등 다양한 외생변수에 따라 수시로 변동하므로 이익목표를 미리 설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설령 목표이익을 설정했다 하더라도, 협력업체별 기여도의 사전합의는 사실상 어렵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협력이익공유제가 중소기업에도 독(毒)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기업과 거래하는 협력 중소기업에만 특혜로 작용할 수 있고, 대기업이 이익을 나누지 않아도 되는 해외 협력업체와의 거래비중을 높이거나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게 되면 결국 중소기업의 사업기회가 축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총은 “해외 협력사 대비 국내 협력업체의 원가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이에 해외 협력업체와의 거래비중을 높이는 유인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협력업체에 차별적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것을 이유로 통상마찰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주재산권 침해 문제도 제기됐다. 주주의 기업에 대한 잔여재산 청구권을 침해하고 배당해야 할 이익의 일부가 납품 중소기업에 간다면 주주이익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며 자본주의 근간을 허무는 제도가 수 있단 설명이다.

유환익 한경연 상무는 “최근 우리경제는 주력업종 침체에 따른 산업구조의 침하가 진행되고 있다”며 “협력이익공유제가 법제화될 경우 경제성장의 주요동인인 기업들의 혁신과 활력이 저해됨으로써, 산업경쟁력이 더욱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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