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트립] '참맛'을 알고 싶다면 고장으로…맛있는 박물관 여행②

입력 2018-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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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12월 추천 가볼만한 곳

음식의 참맛을 느끼고 싶다면 산지로 가야 한다는 건 공식이다. 산지에서 공수한 신선도 높은 식재료가 주는 만족도는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비단 해산물, 채소, 과일 등의 얘기만은 아니다. 막국수, 인삼의 '참맛'을 자랑하는 고장들이 있다.

어느덧 12월이다. 지난여름 유례없는 폭염으로 고갈된 체력을 보하기에 천고마비의 가을은 너무 짧다. 혹한의 겨울이 다가오는 이때, 체력 보충이 시급하다. 추운 날씨를 무릅쓰고 '맛있는 박물관 여행'을 떠나보자.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샘밭막국수의 막국수.(사진제공=이하 한국관광공사)
▲샘밭막국수의 막국수.(사진제공=이하 한국관광공사)

◇ 막국수 하면 '춘천' 이지 = 춘천은 한국을 대표하는 면 요리 가운데 하나인 막국수의 고장이다. 막국수는 오래 전부터 춘천 주민의 허기진 배를 채워줬다. 메밀을 많이 재배한 강원도에서 메밀 요리가 발달했는데, 막국수는 만들기가 쉬워 먹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에 별미이자 겨울을 나는 음식이었다.

춘천에서 태어난 김유정의 소설에도 막국수를 만들어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단편소설 '산골 나그네'에는 '금시로 날을 받아서 대례를 치렀다. 한편에서는 국수를 누른다. 잔치 보러 온 아낙네들은 국수 그릇을 얼른 받아서 후룩후룩 들이마시며 색시 잘났다고 추었다'는 구절이 있다. '솟'에도 '저 건너 산 밑 국수집에는 아직도 마당의 불이 환하다. 아마 노름꾼들이 모여들어 국수를 눌러 먹고 있는 모양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 등장하는 '눌러 먹는 국수'가 막국수다.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반죽을 치대 점성이 높은 면을 뽑지만, 글루텐 성분이 거의 없는 메밀은 뜨거운 물을 넣어 치댄 반죽을 국수틀에 넣고 눌러서 면을 뺀다. 이 면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것이 막국수다. 막국수의 '막'은 '지금, 바로, 마구'라는 뜻이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전경.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전경.

◇ 당신이 아는 막국수는 전부가 아니다 = 막국수를 테마로 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건물부터 막국수를 뽑는 국수틀과 가마솥을 본떠 지었다. 박물관 1층은 전시관으로 꾸며, 춘천 막국수의 유래와 메밀 재배법, 막국수 조리 과정 등을 보여준다. 선조들이 국수를 만들 때 쓰던 디딜방아와 맷돌 등 각종 도구도 전시한다.

문화해설사가 들려주는 막국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안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막국수를 여름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원래 겨울 음식입니다. 메밀은 가을에 수확하는데다 반죽을 직접 눌러서 만들다 보니, 농한기에 만들어 먹었죠."

음식 칼럼니스트이자 셰프 박찬일 씨도 '노포의 장사법'에 막국수가 겨울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메밀은 대개 여름에 씨를 뿌려 늦가을에 거둔다. 그래서 자연스레 겨울이 제철이 된다. 대부분의 곡물이 그렇지만 메밀은 열에 아주 약하다. 겨울에 보관된 상태여야 제대로 맛을 낸다.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늦가을에 수확한 메밀을 1년 내내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언감생심이었다."

▲체험관에 전시된 현대식 막국수 기계.
▲체험관에 전시된 현대식 막국수 기계.

그렇다면 춘천 막국수는 언제부터 유래했을까. 해설사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다고 설명한다. "춘천은 조선 시대부터 양구, 화천, 인제 등지에서 재배한 메밀을 한양으로 보내기 전에 모으는 곳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분소가 많았는데, 제분소 주변에서 메밀가루를 반죽해 눌러 먹던 것이 춘천 막국수가 됐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 역시 한 가지 설일 뿐입니다."

1960년대 화전 정리법이 시행되면서 화전민이 동네로 내려와 먹고살기 위해 막국수 집을 열었고, 1970년대 후반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마이카족’과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막국수가 대표적인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도 있다.

▲국수틀을 막 빠져나온 막국수를 뜨거운 물에 삶고 있는 아이들.
▲국수틀을 막 빠져나온 막국수를 뜨거운 물에 삶고 있는 아이들.

박물관 2층은 체험장이다. 관람객이 직접 메밀가루를 반죽하고, 국수틀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면을 뽑는다. 이 면으로 즉석에서 막국수를 만들어 먹는데, 웬만한 식당 못지않은 맛에 깜짝 놀란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월요일과 명절 연휴는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체험비 별도).

▲금산수삼센터 전경.
▲금산수삼센터 전경.

◇ 옹골찬 인삼 한 뿌리에 힘이 불끈 = 일상에 지친 심신의 기운을 돋우는 데 금산에서 키운 튼실한 인삼만 한 게 또 있을까. 청정 자연에서 자란 최고의 약초, 인삼을 만나러 충남 금산으로 떠나보자.

금산의 인삼 농가는 전체 농가 중 40%에 가깝다. 너른 논밭에 검은 차광막이 쳐진 곳은 모두 인삼 밭이다. 금산은 해발 400~700m 산으로 둘러싸인 산간분지로, 토양이 비옥하고 일교차가 커서 반음지성 식물인 인삼 재배에 최적지다.

금산 인삼은 약리적 특성상 최고 수준에 이르는 7월부터 채취하고 10월 말까지 가공해 '여름 인삼'이라 불린다. 여름 인삼은 주성분인 사포닌 함량이 겨울에 재배한 인삼보다 월등히 높다. 수삼은 대개 4~6년 자란 것을 채취한다. 밭에서 캐내 말리지 않은 수삼은 수분 함량이 70% 이상이며, 모든 인삼 제품의 원료가 된다.

▲금산수삼센터에서는 최고의 수삼을 만날 수 있다.
▲금산수삼센터에서는 최고의 수삼을 만날 수 있다.

금산 인삼의 신비한 역사는 1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제 시대에 강 처사라는 선비가 모친의 병구완을 위해 밤낮없이 기도하던 중 효심에 감복한 산신령이 꿈에 나타나 명약을 알려준다. 붉은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의 뿌리를 달여 약으로 쓰라는 처방대로 하니 모친의 병환이 씻은 듯이 나았다. 강 처사는 산삼의 종자로 인공 재배를 시작하여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하늘의 뜻과 땅의 기운, 사람의 정성이 만나 금산 인삼이 탄생한 것이다.

금산 인삼을 최고로 꼽는 이유가 있다. 금산은 1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려인삼의 종주지다. 기후와 토양, 일교차 등 인삼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춰, 단단하고 잔뿌리가 발달하여 사포닌 함량이 높은 고려인삼을 생산한다. 금산 인삼은 사포닌의 구성 비율이 조화롭고, 다양한 생리 활성 성분을 함유해 피로 회복,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증진, 혈액순환과 기억력 개선, 항산화 작용, 암세포 증식 억제, 혈당 강하 등에 우수한 것으로 검증됐다.

▲금산인삼관 전경.
▲금산인삼관 전경.

◇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인삼의 매력 = 1500년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삼 고을 금산에는 달콤하고 쌉싸름한 인삼의 100가지 매력을 알려주는 금산인삼관이 있다.

금산인삼관은 '인삼 문화 역사박물관'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인삼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 1층 금산인삼역사관에서 금산 인삼의 역사와 재배 과정 등을 체계적이고 실감나게 살펴볼 수 있다.

2층 인삼과학관에서는 인삼의 종류와 제조 과정, 성분과 효능까지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금산 인삼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인삼산업관은 세계의 인삼과 국내 인삼, 금산 인삼 제품 등 금산 인삼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금산인삼관 1층 로비에 전시된 금산인삼대회 수상작품.
▲금산인삼관 1층 로비에 전시된 금산인삼대회 수상작품.

3층 인삼음식관은 실감나게 만든 음식 모형을 활용해 기발하고 친숙한 100여 가지 인삼 음식을 선보인다. 금산의 약초와 약초 산업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인삼약초관도 흥미롭다.

금산인삼관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인삼주가 담긴 병이 가득한 전시장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역대 금산인삼축제 인삼왕선발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2층 중앙에는 올해 수상작 15점을 전시하고 있다. 금산에서 생산된 인삼 100여 점 가운데 금산인삼왕, 인삼대왕, 특이모형인삼, 미스터인삼, 미스인삼 등 5개 부문별로 3점(송․죽․매)을 선정한다. 사람의 모습과 닮았다 하여 인삼(人蔘)이라 불리지만, 그 자태가 볼수록 신기하고 오묘하다. 청정 자연의 건강한 기운을 받아 자유롭고 아름다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수삼 한뿌리를 통째로 튀긴 수삼튀김과 인삼막걸리.
▲수삼 한뿌리를 통째로 튀긴 수삼튀김과 인삼막걸리.

금산인삼관을 찾는 관람객이 특히 좋아하는 곳은 3층 인삼음식관이다. 인삼은 어느 음식에 넣어도 낯설지 않다. 인삼비빔밥, 인삼불고기, 인삼백김치, 인삼무구절판, 인삼타락죽 외에 인삼약과, 인삼삼색쌀다식, 인삼대추단자 등 전통적인 후식 상차림에도 잘 어울린다. 쇠고기 패티에 편으로 썬 인삼을 얹은 인삼라이스버거, 아삭한 인삼이 씹힐 것 같은 인삼도넛은 조리법이 궁금할 정도로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금산인삼관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연중무휴)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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