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2019년을 생각해 보며

입력 2018-12-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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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2018년 한국 주식시장 환경은 좋지 못했다. 이를 반영해 2017년 2467.5로 마감한 코스피지수(종가 기준)는 2018년 11월 말 2096.9로 전년 말 대비 15.0% 하락했다. 그것도 10월 말 19.1%까지 하락한 후 반등한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11월 말 기준 12.9% 하락(전년 말 대비)했는데 10월 말 21.1%까지 떨어진 후 반등한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출발했지만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못하고 기업 실적 기대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상승 탄력이 약화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일부 이머징 국가에서는 IMF 구제금융을 요청했고 글로벌 위기로의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과 관련이 많은 한국의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더 받았다. 국내 정책 대응도 대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불확실성이 단시일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식시장의 방향을 정확하게 가늠하기보다는 불확실성에 대해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2018년 국내 주식시장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요인은 미·중 무역갈등이다. 다행히도 G20 회의에서 미·중 양국 정상이 만나 향후 90일간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는 반등했다. 다만 아직 불분명한 점들이 남아 있어 협상 과정에서 간헐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한, 협상 결렬 가능성도 완전하게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미·중 무역 갈등의 부정적 영향이 누그러졌다고 할 수 있지만 완전한 타결까지는 지속해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도 2018년에 이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과거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글로벌 자금 흐름이 바뀌는 과정에서 제반 여건이 좋지 못한 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했던 경험이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018년 이러한 현상이 일부 관찰됐다. 2019년에도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최근 미 연준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다. 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 동조하지 않고 있어 글로벌 전체로의 위기 확산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한 판단도 중요하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기업 투자 부진이 국내 경기 부진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올해 시행된 여러 정책 대응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2019년에도 한국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내년엔 정책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확대 재정정책이 시행될 것이고 통화정책은 11월 정책금리 인상 이후 추가 인상보다는 경기 상황을 고려한 완화적 입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면 2019년 주식시장 환경은 2018년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못할 것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세계 경기가 크게 개선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국내 경기는 경제정책으로 어느 정도 지탱될 수는 있겠지만 기업들의 투자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2019년에도 시장 변화 요인들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에는 언제든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기업 및 업종 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18년보다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긍정적인 요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 방향성보다는 펀더멘털에 입각한 투자, 글로벌 분산투자와 같이 기본에 충실한 투자가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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