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일감돋보기-한성기업②] 오너3세 ‘극동수산’, 내부거래 매출로 경영승계 작업(?)

입력 2018-12-0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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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수산이 최대주주 오르며 내부거래 확대…이어 ‘3세 영향권’ 한성수산식품 한성기업 지분 취득 시작

한성기업의 만연한 내부거래 효과는 계열사의 매출 증가로 끝나지 않았다. 지분거래까지 더해져 오너 3세들의 경영승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바탕으로 3세들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한성기업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9년부터 8년간 한성기업 경영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의 중심에는 핵심 계열사 극동수산이 있다.

극동수산은 현재 3세 임준호 한성기업 사장과 임선민 한성수산식품 이사가 각각 53.37%, 46.63%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오너 개인기업으로, 2009년부터 한성기업의 지분 취득을 시작했다. 당시 임우근 회장의 두 자녀가 보유한 한성기업 지분은 채 1%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극동수산이 4.45%를 취득하면서 간접적인 지분 확보를 시작했다.

2009년은 극동수산이 내부거래를 급격히 늘린 시점이기도 하다. 전체 매출 330억 원 중 52억 원을 내부거래로 거둬들인 극동수산은 그해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약 314% 늘었다. 2008년에도 내부거래는 있었지만 한성기업과의 거래가 아닌, 러시아 합작회사와의 소규모 거래여서 사실상 2009년이 경영 3세 승계 작업의 시작으로 보인다.

이후 2010년 15.78%, 2011년 17.33% 등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가던 극동수산은 2012년 19.94%로 1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같은 기간 임 회장의 지분은 19.23%에서 18.87%로 줄었다.

2013년 임 사장의 한성기업 지분이 0. 39%에서 0.96%로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더 이상 최대주주 간 지분 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2014년까지 지분 총합이 42.14%였던 두 자녀의 극동수산 지분율은 2015년 100%가 됐다. 동시에 내부거래 비중은 다시 한 번 크게 증가했다. 2015년은 극동수산의 내부거래 비중이 99.29%에 달하던 시기로, 흑자 전환도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한성기업의 경영 승계 작업이 방점을 찍은 해인 셈이다.

이후 2016년과 2017년, 극동수산은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도 56억9000만 원에서 15억5000만 원으로 급감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한성수산식품이 한성기업의 새로운 주주로 등장했다. 한성수산식품은 올 3분기 기준 1.39% 지분을 취득하고 있다. 한성수산식품은 현재 한성기업이 보유한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이 가장 큰 회사다. 지난해 기준 3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99.67%에 달한다.

한성수산식품은 한성식품(34.94%)과 극동수산(30%)이 1·2대 주주를 맡은 만큼 3세들의 간접적인 지배 속에 있다. 경영 승계 작업이 한창이던 2015년 함께 비중을 늘려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현재 300억 원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한성기업 관계자는 “한성수산식품의 당사 지분 취득은 경영 승계 목적은 아니다”면서도 “한성크린텍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판단, 지분 방어 차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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