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SK그룹, 안정 속 세대교체 인사…사회적 가치 조직 강화

입력 2018-12-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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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안재현 신임사장(왼쪽부터),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 SK가스 윤병석 사장, SK종합화학 나경수
▲SK건설 안재현 신임사장(왼쪽부터),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 SK가스 윤병석 사장, SK종합화학 나경수

SK그룹이 주력 관계사에 50대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하며 본격적인 ‘세대 교체’를 진행했다. 임원들 역시 40대를 대거 임명하며 ‘뉴SK’로 가기 위한 젊은 조직을 만들었다.차세대 리더들을 전진 배치시키며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6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SK그룹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경기전망 등을 고려해 예년 수준의 승진인사를 시행했다”며 “아울러 리더십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를 지속하고 유능한 인재의 조기 발탁 및 전진 배치를 통해 미래 리더의 육성을 가속화했다”고 설명했다.

◇주력 관계사 50대 CEO 선임…40대 임원도 발탁=SK하이닉스, SK건설, SK가스, SK종합화학 CEO는 모두 50대로 교체됐다. 최근 2년간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진행하며 주력 관계사의 CEO를 대부분 50대로 바꾼 SK그룹이 다시 한 번의 세대교체를 실시한 것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장수 CEO이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이끈 박성욱 부회장이 자리를 이석희 신임 사장에게 넘겨준 것이다.박 부회장은 2013년부터 SK하이닉스를 이끌어오며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사상 최대로 이끌어올리며 장수 CEO이지만 교체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세대 교체 차원에서1965년생인 이 신임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더불어 최근 반도체 업계가 초호황기를 지나고 있다는 부정적 전망과 글로벌 무역 전쟁 등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인물로 이 신임 사장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사장은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기술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췄을 뿐 아니라 미래기술연구원장, DRAM개발사업부문장, COO 등을 역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SK건설 역시 2011년부터 CEO를 맡아온 조기행 부회장 대신 1966년생인 안재현 신임 사장이 수장을 맡았다. 안 사장은 SK네트웍스, SK D&D 등 다양한 관계사 사업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SK건설의 해외개발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SK가스도 1966년생인 윤병석 솔루션&트레이딩 부문장이 승진, 임명됐다. SK종합화학 사장도 1964년생 나경수 SK이노베이션 전략기획본부장이 승진 보임됐다. 윤 사장은 가스·글로벌·발전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LPG 시장 리더십 수성과 더불어 전기 신사업 기회 발굴 등 안정적 성장 포트폴리오 구축 미션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나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경영기획실장·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성장 포트폴리오를 에너지 중심에서 화학·배터리 중심으로 변화시킨 기획통으로, 향후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임원 인사 역시 ‘젊고 유능한’ 인물들을 대거 발탁했다. 신임 임원의 평균연령은 48세로 이 중 53%가 70년대생이다. 조기발탁된 여성임원 8명 역시 평균연령이 45세에 불과하다.

승진 인사는 총 151명으로 작년 163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SK 관계자는 “이번 정기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 하에 딥 체인지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끌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인사를 발탁한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조직 안정 위한 인사도 특징=SK그룹은 젊은 CEO를 전진 배치시킨 동시에 조직의 안정을 위한 인사도 단행했다. 우선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조대식 의장이 재선임됐다. 지난해 신임 의장으로 선임된 이후 협의회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그룹을 성장 체제로 탈바꿈시키고 최대 실적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열린 의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만장 일치로 추대됐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최대 실적을 이끈 박성욱 부회장은 CEO 자리에선 물러나지만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을 맡는다. 더불어 ‘하이닉스 미래기술&성장담당 부회장’으로서 반도체 중심 ICT 미래기술연구 및 글로벌 성장전략 수립을 담당할 예정이다.

기존 ICT위원장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박 부회장이 맡고 있던 글로벌 성장위원장으로 자리를 맞바꾼다. 또한 박 사장은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직, 성장 드라이버로 미디어 분야의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ICT 복합기업으로 성장을 이끌 예정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에는 SK브로드밴드 이형희 사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최태원 회장 강조한 ‘사회적 가치’ 실행 조직도 강화=SK그룹은 각 관계사별로 소셜 밸류(Social Value), 공유 인프라 추진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서 사회적 가치 추진단을 최고경영자(CEO)직속으로 구성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직접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사업을 챙기며 확실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업무를 전담하던 조직인 오픈콜라보센터를 SV이노베이션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사회적 가치 실행력을 높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속경영추진담당 조직에서 사회적 가치 업무를 맡고 있다. SK케미칼은 SV팀을 운영 중이고, SK가스는 전략기획실에서 사회적 가치 업무를 맡고 있다.

이처럼 SK 관계사의 사회적 가치 조직 강화는 최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일반 공중뿐 아니라 고객, 주주, 구성원 등 모든 이해 관계자를 함께 만족시키는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어야 지속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SK 계열사가 추구해야 할 방향으로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각 관계사 CEO들 역시 “사회적 가치 추구는 경영진뿐 아니라 전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기업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전담조직 신설 등을 통해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의 실행력을 강화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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