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탈선 사고] 하루 걸러 한 번꼴로 열차사고…나사 풀린 코레일

입력 2018-12-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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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은 사건에도 ‘안전 불감증’…강릉선 개통 1년 안 돼 대형사고

피해 승객들 방치…대처도 미흡

“실세 사장 취임 후 기강해이” 지적도

코레일 직원 1명을 포함해 16명이 다친 KTX 강릉선 탈선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 사고 자체가 대형사고로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으나 많은 사상자를 수반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최근 열차사고가 이어지면서 매번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다짐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사고 후 코레일의 미흡한 대처와 부실 관리운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등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잇단 사고 왜 =최근 20일 사이에 발생한 사고만 10번이었다. 11월 19일 서울역으로 진입하던 KTX열차가 포크레인을 들이받아 3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났고 이어 20일에는 청주 오송역에서 KTX열차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23일에는 경주행 무궁화 열차가 발전기 고장으로 원주역에서 멈춰 섰고, 24일엔 광명역과 오송역에서 KTX 열차 고장으로 운행이 지연됐다. 28일엔 호남선 하남역 인근서 작업자가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났고 이달 8일엔 서울행 KTX열차가 대구역에서 30분가량 멈췄다.

지난해 12월 22일 개통한 KTX 강릉선은 개통 1년을 앞두고 난 대형사고였다. 8일 오전 7시 30분께 강릉역을 출발해 서울역으로 가던 KTX 열차가 강릉시 운산동 인근에서 5분 만에 탈선했다. 이 사고로 코레일 직원을 포함해 16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른 승객들은 긴급 투입된 버스로 인근 역으로 이동했다. 진부에서 강릉역까지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돼 주말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로 객차 10량 탈선과 함께 전차선 및 조가선 약 100m가 단선되고, 레일 약 400m가 굴곡되는 등 물적 피해도 발생했다. 또 전철주 1본과 가동브래키트 2본이 파손됐으며 급전선 1개소가 단선되고 침목 340정이 파손되는 피해도 입었다.

◇코레일 미흡한 대처 = 이번 사고에서도 코레일의 사고 대처는 미흡했다. 사고 직후 일부 승객들은 열차 밖으로 탈출해 소방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탔지만 대다수 승객들은 추위 속에서 한참 떨었고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1시간가량 대기했다.

강릉역에 도착한 이후에도 코레일은 2만7500원가량 승차권 환급 안내만 할 뿐 대체 이동 수단은 전혀 마련하지 않아 승객들과 마찰을 빚었고 일부 승객들은 상경을 포기했다. 또 승무원들이 객차가 많이 기울었는데도 큰 사고가 아니라고 안내하고 직원이 1명만 나와서 승객 대피를 도왔다.

코레일은 앞서 지난달 24일 발생한 오송역 단전사고에서도 사고 발생 이후 조치가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각선 “현 정부 실세인 오영식 사장 취임 후 코레일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총리가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지 3일 만에 대형사고가 터진 데 대해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올 2월 취임한 오 사장은 재선 의원 출신으로 19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 조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을 역임했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선후배로 막역하다.

정부 관계자는 “힘센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오면 공공기관들이 부처 지시도 잘 안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미 코레일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김현미 장관은 9일 현장을 방문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해 밝히고 안전관리 체계에 대해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에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기강을 바로잡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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