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쏙쏙] ① 넷마블, AI 기반 ‘지능형 게임’ 시대 개척자

입력 2018-12-09 17:50 수정 2018-12-0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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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방준혁 의장 설립, 국내 최초 퍼블리싱 비즈니스…해외 게임사 M&A로 글로벌 역량 확대

◇청소년·여성 主타깃…설립 3년 만에 게임판 뒤흔들어 = 지난해 매출액 2조4248억 원을 기록하며 게임업계를 이끌고 있는 넷마블은 2000년 3월 처음 설립됐다.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은 직원 8명과 의기투합해 1억 원의 자본금으로 넷마블을 설립했다.

다양한 게임업체들이 경쟁을 벌이던 시절 넷마블은 청소년과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한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했다. 2003년에는 영화투자 배급 업체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확장했다. 설립 당시 넷마블은 국내 게임 시장에 ‘퍼블리싱’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특히 게임마다 론처를 받는 것이 아닌, ‘통합 플러그인 시스템’을 통해 포털 가입자 2000만 명을 기록했으며 1년 만에 27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같은해 모회사를 역으로 인수해 국내 첫 모회사 M&A에 성공한 사례로 남았다. 설립 후 3년 만인 2003년에는 게임업계 1위로 뛰어오르며 사회적 신드롬을 이어갔다.

2004년 넷마블은 기업의 영속성 확보를 위해 대기업인 CJ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그리고 선보인 게임이 국내 FPS의 시장을 이끌고 있는 ‘서든어택’이다. 또 프로야구 메인스폰서를 맡으며 야구 게임 ‘마구마구’도 이 시기에 출시한 작품이다.

하지만 방준혁 의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난 이후 넷마블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선보인 게임은 총 32개지만 이 중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한 작품은 제로(0)다. 방준혁 의장이 떠난 넷마블은 신속한 투자 타이밍과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암흑기를 거쳤다. 뿐만 아니라 웹보드 규제까지 강화되며 주력사업이었던 웹보드 게임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회사의 대표 게임이던 ‘서든어택’의 서비스권이 넥슨으로 이전하면서 회사의 먹거리조차 사라진 상황에 직면했다.

이 같은 위기비전을 밝혔다. 특히 복귀 후 5년 뒤인 2016년 연매출 목표를 1조 원으로 잡으며 도약을 꿈꿨지만, 당시 영업 적자에 빠진 넷마블의 상황에 비춰볼 때 불가능한 목표처럼 보였다.

2011년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게임이 유행이었던 시절 넷마블은 이듬해인 2012년 레이싱 게임 ‘다함께 차차차’를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자리에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이어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 연달아 히트작들을 출시하며 국내 모바일 게임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특히 모두의 마블은 현재까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꾸준히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장기흥행게임으로 발돋움했다. 이 게임은 국내뿐만 아니라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도 진출해 누적 다운로드 2억만 건을 돌파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모바일용 ‘리니지2’ 해외 MMORPG 성공적 진출 =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기반을 마련한 넷마블은 RPG장르의 성공에 주목했다.

세븐나이츠는 출시 이후 일본에서 한국개발 게임 첫 현지 앱스토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5년 출시한 ‘레이븐’은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며 액션RPG 시장을 새롭게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넷마블은 이후 RPG장르의 게임 출시에 주력했다. 레이븐 이후 출시한 ‘이데아’도 출시 직후 모바일 양대 마켓 상위권에 오르며 흥행을 이끌었다.

2016년 12월에는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국내 양대 마켓 1위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MMORPG 장르가 익숙지 않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15년 엔씨소프트와의 3000억 원 규모의 상호 지분투자와 사업협력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만들어졌다. 당시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 당시 넷마블이 엔씨의 백기사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등 모바일 게임을 통해 2016년 넷마블의 매출액은 1조5000억 원을 넘어섰다. 5년 전 방준혁 의장이 선언했던 2016년 매출 1조 원을 훌쩍 넘어선 성과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매출 2조4248억 원을 기록하며 게임업계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시기 넷마블은 해외 쪽으로도 눈을 돌렸다.우선 투자금 확보와 중화 시장을 잡기 위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터넷 회사인 ‘텐센트’와 손잡고 5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CJ로부터 독립했다. 또 2015년 7월에는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의 본격화를 위해 캐주얼, 퍼즐 장르 세계 2위 개발사인 ‘잼시티’에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 글로벌 회사로의 면모를 갖춰 나갔다.

해외 게임업체 인수합병은 계속 이어졌다. 미국 애플 앱스토어 10위권 내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마블 올스타 배틀의 미국 개발스튜디오 ‘카밤’을 8000억 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역량을 계속해서 발전시켰다.

지난해에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면서 국내 게임 업계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상장 첫날 공모가 15만7000원보다 5.1% 높은 16만2000원에 장을 마쳤으며 시가총액은 13조7263억 원으로 LG전자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2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게임 플랫폼 ‘스팀’ 등 산업 전반 걸쳐 영역 확대 = 넷마블은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을 출시하며 내년 시장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은 6일 출시 후 첫날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증명했다.

내년에는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에 이어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세븐나이츠2’, ‘A3: STILL ALIVE’ 등의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일본 SNK의 동명 액션 게임 IP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 RPG며 세븐나이츠2는 자사의 인기작 ‘세븐나이츠’의 후속작이다. 이번 지스타에서 첫 공개한 ‘A3: STILL ALIVE’는 모바일 배틀로얄 MMORPG 장르의 게임이다. 특히 방준혁 의장은 A3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전체적으로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WORLD’도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미공개 신작 1종도 추가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게임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을 확대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힘쓸 방침이다. 우선 콘솔게임과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투자해 플랫폼 확장에 나선다. 세븐나이츠는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며 다수의 콘솔 개발사에 지분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3분기에는 ‘리틀 데빌 인사이드’를 개발한 ‘니오스트림 인터랙티브’에 지분 30%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분야도 강화한다. 현재 넷마블은 AI 기반 게임산업의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지능형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능형 게임이란 AI가 이용자 성향, 게임 실력을 파악해 흥미를 더 느낄 수 있도록 대응하고 허들을 만나면 대응법을 알려주며 이용자 수준에 맞춰 놀아주는 걸 말한다. 이용자 패턴을 학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를 최대한 자주 제공하는 게 목표다.

넷마블은 지능형 게임 서비스를 위해 올해 3월 넷마블 인공지능 레볼루션 센터를 설립하고 미국 IBM 왓슨 연구소에서 20년간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관련 연구를 이어온 이준영 박사를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NARC는 이준영 센터장을 중심으로 콜럼버스 프로젝트와 마젤란 프로젝트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은 물론 개발, 운영 등 게임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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