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는 9일 데일리메일 일요판인 메일온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면 영국은 브렉시트 무산이나 노딜 브렉시트라는 매우 현실적인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2년 5개월 만에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달 13일 브렉시트 협상 초안을 작성했다. 영국이 2019년 3월 29일 EU를 탈퇴하더라도 2020년 말까지는 전환기간으로, EU 관세동맹 내에 잔류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메이 총리는 “노동당은 (브렉시트 합의안 무산을 계기로) 조기총선을 꾀하고 있다”며 “나라가 어찌 되든 단기간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정당정치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제러미 코빈(노동당 대표)이 집권하면 나라가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고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리스크”라고 민감한 발언까지 내놨다.
이날 현지 언론들은 각료들이 11일 예정된 투표를 연기하고 EU의 추가 양보를 얻어내도록 메이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4일 영국 내각은 5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브렉시트 협정 합의문을 지지하기로 한 상태지만 보수당 내 강경론자들은 이번 합의안이 지지한 ‘소프트 브렉시트’에 불만이 상당한 상황이다. 야당인 노동당도 여전히 EU 잔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내각은 물론 다른 동료에게 분명히 얘기해 왔다”며 “이번 합의안이 좋은 합의라는 것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유권자들에게 이번 합의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편지와 이메일을 3000통 이상 받았다고도 소개했다.
메일온선데이는 메이 총리가 합의안이 부결되면 사임하거나 EU와의 재협상에 나설 것인지를 묻는 말에는 명확히 대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단,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메이 총리는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해 미래에 관해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1일 의회 비준에 실패하더라도 제2 국민투표나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메이 총리가 오는 13∼14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마지막 시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만약 의회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면 메이 총리는 EU에 기존 ‘안전장치’를 없앨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총리가 설득한다면 그들은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EU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미래관계 정치선언’의 경우 일부 변화를 검토할 수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영국의 EU 탈퇴 협정은 재협상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