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네 번째 시위가 열린 8일(현지시간) “파리협약이 파리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프랑스 전역에 시위와 폭동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그는 “(프랑스) 국민은 많은 돈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돈의 많은 몫이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제3 세계 국가들에 흘러갈 테니 말이다. (시위대는)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외치고 있다. 사랑하는 프랑스여”라고 썼다.
이에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9일 LCI TV에 출연해 “노란 조끼 시위대는 영어로 구호를 외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을 왜곡해 프랑스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특히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연호한 문제의 영상은 수개월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했을 때 찍힌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마크롱 대통령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낮은 지지율 등을 비꼬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최근 “파리에서는 매우 슬픈 날이자 밤이다. 터무니없고 과도하게 값비싼 파리협약을 접고 세금을 낮춰 국민에게 돈을 돌려줘야 할 때가 아닌가”라며 “미국은 이 점에서 한참 앞서가고 있고 지난해 배출가스가 유일하게 줄어든 주요 국가”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나와 공화국(프랑스)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말한다”며 경칭도 생략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미국인들이 벌이는 논쟁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식대로 살게 놔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또 “대부분의 미국인이 트럼프 취임 후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유류세 인상이 촉발한 대규모 시위가 4주째 계속되고 있다.
주말마다 이어지는 대규모 시위에 결국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백지화하기로 했지만, 시위는 멈출 기미가 없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부유세 축소 등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며 ‘마크롱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노란 조끼 시위는 이웃 나라인 벨기에와 네덜란드 일부 지역으로도 번져 8일 ‘연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