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형일의 '대입은 전략이다'-인문계 지원패턴 분석과 입시전략

입력 2018-12-11 15:07 수정 2019-07-3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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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나, 다’ 모집군 분포 고려해 지원전략 설정해야

여느 때보다 어려웠던 불수능으로 인해 올해는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달성에 실패하여 정시 지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난이도 높은 문제에 충실히 대비하지 못한 중상위권 학생들의 수능성적 하락으로 올해 정시는 눈치작전이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수시 합격통보를 기다리는 수험생들이 많겠지만, 한편으로는 만약의 결과에 대비하는 자세로 본격적으로 정시관련 입시정보를 수집해 나가야 할 시점임을 명심하자.

정시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기회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가, 나, 다’ 군별 각각 1회 총 3회의 지원 기회를 갖는다. 안정적인 합격을 위해서는 자신의 성적대에 해당하는 대학과 학과들의 모집군 분포를 확인하고 이에 맞춰 상향 또는 적정, 그리고 안정지원을 적절하게 배분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 개인의 수능성적 수준에 따라 비슷한 선호도의 대학과 학과들은 동일한 모집군에서 중복될 수도, 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비슷한 성적대의 대학들 중에서도 수험생들이 더욱 선호하는 대학과 학과들이 존재하고,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적어도 하나 이상의 군에서는 보다 높은 성적대의 대학을 상향지원하려는 경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각 성적대별로 지원 패턴이 만들어지고, 이는 곧 각 대학의 입시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지원패턴을 읽게 되면, 보다 안정적인 지원전략을 설정할 수 있다. 희망대학과 희망학과에 소신껏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반영비율을 적용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모집군 분포를 고려하여 ‘가, 나, 다’ 각 군에서 더욱 안정적인 선택지를 찾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인문계 최상위권, 상위권, 중위권 지원 패턴 분석

수능 백분위 평균 기준 96% 이상의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서울대 지원여부에 따라 지원패턴이 달라진다. 인문계의 경우 서울대부터 한양대까지 전년도 대비 모집군의 변동이 없고, 수능의 변별력도 확보되어 어렵지 않게 지원전략을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계 최상위권 수험생의 서울대 지원선은 영어를 제외한 백분위 평균 97.5% 이상 수준으로 보면 적정하다. 다만 수학의 반영비율이 높아 동일한 백분위라도 수학에서 만점을 취득한 학생이 유리하며, 가장 어려웠던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대로 나타나 서울대 지원가능 여부를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는 아직 발표 전이지만, 올해 사회탐구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예상되어 만점자의 백분위가 96~98%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은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가’군에서 서울대를 선택한 학생은 ‘나’군에서 자연스럽게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지원 선택을 하게 된다. 서울대 중하위학과에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자연스럽게 연·고대의 경영, 미디어 등의 상위학과를 지원하게 되며 이는 결국 연·고대 최상위 학과의 미등록자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을 낳는다. 미등록자가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최종 합격 컷은 내려갈 수 있음을 참고하자.

‘가’군의 서울대 지원을 포기하고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를 선택한 학생인 경우 정상적으로 연·고대 합격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된다면, 충원합격 비율이 높은 학과에 도전하는 전략을 수행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배치표상 비슷한 학과를 기준으로 고려대를 연세대보다 미묘하게 낮게 배치한다. 수험생 선호도가 연세대가 미묘하게 앞선다고 보는 것이고, 이에 의지하며 지원전략을 설정하는 수험생들은 이에 맞춰 지원전략을 설정한다.

특히 고려대는 전과제도가 없기 때문에 비선호 학과와 선호학과 간에 점수 차이가 비교적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서울대 합격이 위험할 것이라 판단된다면 보통 고려대 지원에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전략에는 한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이유는 영어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별 배점 때문이다. 영어에서 2등급을 취득한 학생은 연세대 지원이 매우 꺼려질 것이다. 서울대와 고려대의 1등급과 2등급 취득자의 차이가 각각 0.5, -1점인 반면 연세대는 –5점을 안게 되므로 타 영역이 최고득점 수준이어도 영어 2등급 취득자는 연세대를 꺼릴 가능성이 높다.

영어 1등급 취득자의 비율이 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최상위 득점자 중 영어 2등급 취득자의 비율은 드물 것으로 예상되므로 영어 절대평가의 영향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상 영어 절대평가는 이후 대학들의 지원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서강대는 영어 1등급과 2등급과의 점수 차가 1점으로 낮고 성균관대는 3점, 한양대는 4점으로 비교적 큰 편이다.

서울대 지원을 포기한 학생은 ‘가’군에서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지원을 고려하게 된다. 이때 연·고대 중상위학과에 합격하기에 점수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학생은 ‘나’군 지원에서도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의 동시지원을 고려하게 된다. 서강대는 전학과를 ‘가’군에서 선발하지만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가, 나’군 학과별 분할모집을 실시한다. 성균관대 ‘가’군에 분포한 특성화학과인 글로벌경영학, 글로벌경제학은 높은 성적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이러한 지원 선택은 수험생 개인의 학과선호도에 따른 성향에 의존하므로 ‘나’군에서 연·고대로 이탈하는 학생으로 인해 충원합격비율이 비교적 높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의 적정 지원 수준은 수능 백분위 평균을 기준으로 서울대 보다 낮은 96%내외 선에서 고려하면 적당할 것이다. ‘나’군은 연·고대를 거치게 되므로 이보다 비슷하거나 학과에 따라서는 조금 낮게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중심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반영비율의 대학을 선택하면 된다.

문제는 ‘다’군이다. ‘다’군에는 특별한 선택지 없이 중앙대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그러다 보니 중앙대는 충원비율이 상당히 높지만 합격 가능점수도 상당히 높게 형성된다. 중앙대 다군 선발학과에는 경영학부, 간호학과가 있다. ‘나’군 선발이었던 경희대(서울) 경영학과는 2년 전부터 ‘가’군 선발로 이동했고, 서울시립대는 도시행정학과와 자유전공학부(나군)를 제외한 전 학과가 ‘가’군 선발을 실시하므로 ‘나’군에서 한국외대 선발학과의 입지가 높아진 반면, ‘가’군의 경쟁은 이전보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점수에 여유가 있는 학생이라면 ‘나’군에서 안정지원을 선택하고 ‘가’군을 도전적인 지원전략을 설정해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수능 백분위 평균 93~95% 성적대의 수험생들은 가군에서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을 살펴볼 것을 권장한다. 이외 ‘다’군 선발대학에는 통번역학과가 속해있는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건국대의 미디어학과가 있다. 홍익대는 올해도 ‘다’군에서 전학과를 선발한다.

기타 대학 선호도와는 관계없이 학과특성에 의해 고득점자들이 지원하는 학과에는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이화여대 의예과(인문), 경희대 한의예과(인문), 한국외대 L&D, L&T학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등이 있다. 이러한 학과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고득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거인의어깨 김형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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