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설에 둥지 튼 ‘현대차 두뇌’ 정진행 부회장...그룹 숙원 GBC 속도내나

입력 2018-12-12 10:45 수정 2018-12-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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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행 현대건설 신임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신임 부회장

현대차그룹이 12일 그룹 부회장·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정진행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로 이동시켰다

이번 인사로 현대건설은 7년여 만에 부회장직이 되살아났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1년 김창희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총괄 사장제를 도입한 바 있다.

1955년생인 정진행 부회장은 서강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자재구매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다.

이후 현대자동차 아태지역본부장, 현대자동차 유럽총괄법인장,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을 거쳤다.

정 부회장은 2011년 3월에 사장으로 승진한 뒤 7년8개월 동안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유지했고 이번 인사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그동안의 여러 업무를 맡아서 하면서도 큰 과오없이 성장세를 이끌었던 공로를 인정받아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 부회장의 인사로 향후 현대건설이 그룹내 핵심 계열사로 다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현대차의 브레인이자 '얼굴' 역할을 맡아온 정 부회장을 승진과 함께 현대건설 로 보낸 것은 그룹의 숙원사업인 GBC(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립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당시 태스크포스팀(TFT)에 참여해 현대건설 되찾기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0년에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에 현대건설을 빼앗긴 지 7개월 만에 되찾아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현대그룹의 자금 조달능력을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2014년에는 현대차그룹이 옛 한국전력 부지를 인수하는 과정에도 관여했다.

현대차그룹은 2006년 서울 뚝섬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110층짜리 신사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초고층빌딩은 도심과 부도심에만 건립할 수 있게 하는 ‘초고층 건축관리 기준’에 막혀 계획이 무산되자 현대차그룹은 옛 한국전력 부지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10조 5000억 원을 베팅해 한전 부지 인수에 성공한 현대차는 여러 곳에 흩어진 계열사를 한 곳에 모으는 GBC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GBC는 정부 부처 간에 이견에 막혀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건설은 내년에 어려운 시장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진행 부회장과 박동욱 사장 체제로 국내 주택사업과 수익성 위주의 해외 사업 선별을 통해 건설업계 맏형의 자리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대내외적인 큰 사안들을 맡고 박 사장의 경우 재무, 회계 전문가인 이점을 살려 내부업무나 재무적인 세부 부분들을 맡을 가능성도 염두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도 예고된 상황에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 등 큰 사안을 준비하기 위한 선제적 인사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그룹내 큰 결정 사항이 많은 상황에서 부회장을 선임해서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정진행 부회장의 인사로 그룹내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직 향후 전망은 할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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