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금유치 노력과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자금이 요구불예금에서 2년미만 정기예적금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협의통화(M1) 증가폭은 6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 반해 광의통호(M2)는 1년9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돈이 단기성자금에 정체돼 있는 소위 돈맥경화는 여전했다.
상품별로는 요구불예금이 전월대비 2조9000억원 감소한 222조8000억원(평잔계절조정 기준)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은 7월 225조9000억원을 기록한 이래 석달 연속 줄었다. 반면 만기 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전월보다 15조6000억원 늘어난 1077조9000억원이었다. 이는 2010년 2월 16조8000억원 증가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김성준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을 맞춰야 하는 은행들이 자금유치 노력을 함에 따라 가계와 기업 모두 정기예금으로 돈이 몰렸다”며 “추석이 9월에 있었던데다 재무비율 관리 필요성이 있는 분기말이 끝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본원통화(계절조정 기준)는 3조7000억원 증가한 171조6000억원을 기록해 사상처음으로 170조원대를 돌파했다. M2를 본원통화로 나눈 통화승스는 15.58배로 2개월연속 역대 최저치를 이어갔다.
김 차장은 “통화승수가 2009년 이후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듯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