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에 웃는 호반건설 Vs. 우는 SK건설

입력 2018-12-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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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대형 기업공개(IPO)로 주목받는 호반건설과 SK건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계열사인 호반과 합병 절차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합병은 호반건설이 외형 면에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내로 진입할 수 있어 상장 전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작업으로 진행됐다.

일거양득으로 2세 승계 작업도 순탄히 마무리됐다. 김상열(57) 호반건설 회장의 장남이자 합병 전 호반의 최대 주주였던 김대헌(30) 호반건설 부사장은 호반 주식 1주당 호반건설 주식 5.88주를 받아내 54.73%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반면 김 회장 지분은 합병 전 29.08%에서 10.51%로 줄어들었다. 상장을 통해 기업의 외형이 더 커지기 전에 승계 작업을 마친 셈이다.

호반건설은 상장을 통해 개발 및 운영·건설사업·레저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 디벨로퍼로 거듭날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기존 사업 공식인 택지 확보 뒤 주택 공급이 택지의 공급 감소로 어려워지자 사업 다각화를 통한 활로 모색에 나선다는 방침이었다.

한편 SK건설은 지난 7월 23일 라오스댐 붕괴라는 거대 풍파를 만난 이후 상장 진행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SK건설은 SK가 44.48%, SK디스커버리가 28.25% 지분을 가지고 있다. SK디스커버리가 지난해 12월 지주사로 전환함에 따라 둘 중 한 곳은 내년 12월까지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양쪽이 지분을 주고받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SK건설을 상장시키면서 일반공모로 지분을 해소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였다.

실제 SK건설은 기업 가치를 잔뜩 끌어올리려는 듯 올해 1분기에 해외 수주를 몰아 터뜨리며 수주 규모 25억 달러를 달성했다. SK건설은 10월 전까지 해외 수주 규모 1위였으나 현재(12일 기준)는 삼성엔지니어링(69억3871만 달러)과 삼성물산(34억5020만 달러)에 밀린 27억2921만 달러 수주에 그친 상태다.

SK건설의 상장은 라오스댐 사고의 원인 규명과 그로 인한 손실 규모 등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까지 요원할 전망이다. SK건설의 3분기 실적에도 라오스댐 사고로 인한 손실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단, 시장은 라오스댐 사고 여파를 장외주식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사고 전인 5월 29일 4만4400원까지 올라갔던 SK건설 장외주식은 사고 이후 급락해 현재(11일 기준) 2만8000원에 기준가를 형성 중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라오스 정부가 댐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건설은 상장으로 몸집을 불린 호반건설에 내년 시평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합병을 마친 호반건설과 호반의 시평액을 합치면 3조9478억 원으로 SK건설(3조9578억 원)과의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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