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전날(12일)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도 일부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이번주 하락분을 만회, 2080선 회복에 성공했다. 미중 협상 낙관론에 이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가석방 소식까지 더해진 데다, 현대차의 수소차 관련 대규모 투자 계획이 증시 호재로 작용했다.
밤 사이 미국 뉴욕 3대 지수도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감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중국 정부가 무역분쟁에 대한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해 '제조2025'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보도에 기술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시장의 경계심은 여전하다. 글로벌 수요 둔화가 지속적으로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증시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양상 속에서 미국 금리 행보 등 변수를 주시하며 이익 모멘텀이 유효한 업종 중심의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연말을 맞이하고 있지만 글로벌 자산시장의 분위기는 그다지 흥겹지 않다. 고질적으로 금융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무역분쟁 우려 말고도 최근 브렉시트 이슈 등 변동성 이벤트가 주기적으로 가세한 가운데 미국 시장금리의 하락으로 인해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하면 미국과 중국은 물가가 높아도, 낮아도 고민일 것이다. 즉 미국의 경우에서 보듯이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다시 부각될 것인 반면 중국 생산자물가의 사례와 같이 기대보다 낮아져도 과잉 생산능력 및 수출단가 저하로 인식되기 때문에 시장은 이 역시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조금 더 긴 시야에서 선진국 주식 외에도 미국 장기 국채, 미국 고배당주, 금 관련 상품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반도체 가격과 유가 상승률은 4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코스피 이익 모멘텀은 2016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1월 마이너스권 진입 후 6주 연속 하락세다. 이익 모멘텀 둔화 속도는 미국, 유럽, 일본 및 중국 증시와 비교했을 때 한국이 가장 빠르다.
코스피는 10월 급락 이후 횡보하는 국면에 있는데, 이 기간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통신 등 방어주의 성과가 우수했다. 코스피 대비 방어주의 상대 수익률은 20%포인트에 달한다. 과거 글로벌 수요 둔화 국면에 진입하고 증시가 횡보했던 구간에서의 반등 기간은 평균 6개월까지 이어졌다. 미중 무역 협상이 진행되고 수요 회복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2~3개월 전까지 방어주에 대한 관심은 유효할 전망이다.
2011년 하반기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 반등 및 횡보했던 시기와 2014년 하반기 유가 하락 국면에서의 증시 부진 시기에 코스피 대비 아웃퍼폼했던 방어주는 이익 모멘텀이 유효한 업종이었다. 최근 3개월 내 코스피 대비 상대 강도가 역사적 밴드를 넘어서지 않으면서 이익 모멘텀이 유효한 방어주 업종 중심의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