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0차 책 생태계 비전 포럼'에서 이경직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 과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번 포럼은 올 한 해 동안 펼친 책의 해 사업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출판 생태계의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8년은 '책의 해'다. 1993년 이후 25년 만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년 한 해 역점 사업을 '~의 해'로 상정해 홍보한다. '책의 해'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출범했다.
이 과장은 정부와 민간이 합동한 첫 번째 '책의 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올해 1993년 이후 처음으로 독서실태조사가 이뤄졌고, 독서관 및 독서진흥법이 제정됐다. 여러 사정으로 '책의 해' 출범이 3월 말로 늦어졌지만, 쉼 없이 달려왔고 여기까지 온 게 기적"이라고 했다.
포럼의 1부 슬로건이 '책의 해는 계속되어야 한다'인 이유도 전했다. 이 과장은 "규모가 작게 느껴지시겠지만, 20억 원의 신규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며 "단년도 사업으로 하는 조건으로 사정해서 확보한 예산이지만, 사업이 좋았고 중간 성과도 많았기 때문에 책 확산 프로젝트 방향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성신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는 독서 문화가 지속되고, 관련 사업이 확산되기 위해 '양적 축적'과 '질적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튜버, 위드북 캠페인, 북스피치 공모전 등 책의 해 프로그램을 통해 책도 흥미로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양적 축적으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질적 도약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질서성을 가지고 꾸준하게 방향을 끌고 나가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현미 문화일보 문화부 부장은 '책의 해'에 대해 "책의 해 홍보 부족과 출판사 참여 부족, 학생들의 독서운동을 하는 데 있어서 정부간 소통이 없었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데이터를 쌓고, 출판계가 연대를 이루면서 새로운 독서 프레임이 마련된다면 올해의 사업 성과가 내년에도 지속되고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숙 책의 해 집행위원장은 '책의 해' 집행위원회를 1년여간 이끈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진행한 첫 번째 '책의 해'였다. 함께 읽는 것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서울 아닌 지방에서도 포괄적인 독서운동이 일어나는 데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책의 해'가 남긴 과제를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풀뿌리 독서운동'이 본격화되는 해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10개월 동안 28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간이든 정부든 사업을 힘차게 운영할 수 있는 분명한 조직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