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인싸 따라잡기] “난 하나만 판다” 치믈리에‧맥믈리에‧라믈리에…하나에 꽂힌 사람들

입력 2018-12-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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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믈리에 #맥믈리에 #라믈리에 #소믈리에 #연남동 #강호동 #규현 #요즘애들



전문가: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덕후: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가 있는 사람.

전문가라 하기엔 전업은 아니고 덕후라 하기엔 그 깊이가 너무 깊은 사람들. 각 음식 분야의 ‘핵인싸’들이 등장했다. 일명 ‘믈리에’.

(mmelier: 손님이 주문한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을 손님에게 추천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인 소믈리에 (sommelier)에서 파생)

한 음식의 ‘믈리에’라고 불리는 그들이 좋아하고 즐기는 것에 ‘열정’을 더한 음식은 무엇일까?

15일 진행되는 홈플러스 제1회 ‘맥믈리에 콘테스트’ 결선 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다. 홈플러스가 내놓은 음식은 바로 맥주. ‘맥주’+‘믈리에’의 합성어인 ‘맥믈리에’를 뽑는 자리다.

8일 진행된 예선에 하루 평균 1000명이 참여했고, 결선에서는 높은 점수순으로 선별된 맥주 고수 200명이 테스트에 임한다.



예선이라고 해서 단순한 테스트로 생각하면 오산. 특정 맥주 스펠링이나 맥주 공병 보조금을 묻는 기초 영역부터, 각종 맥주의 도수나 발효 방식 등을 묻는 고급 영역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문제가 출제됐다.

결선에서는 필기 60점, 실기 40점 총 100점을 기준으로 블라인드 테스트 및 시청각 퀴즈로 진행된다. 총 70점을 넘은 이들에게는 ‘맥믈리에 ID카드’가 지급되는 ‘권위 있는(?)’ 테스트다.

다소 엉뚱하고도 실소가 지어지는 행사지만 이름을 올리려는 예비 ‘맥믈리에’에겐 살 떨리는 테스트가 될 예정이다. 내 몸은 물 반 술 반으로 이뤄졌다고 말하는 ‘맥주 덕후’들이 진정한 덕후로 인정받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자칫하다간 나의 지나온 나날들이 부정당할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대결을 기다린다.

이런 콘테스트의 원조는 바로 우아한 형제들-배달의 민족에서 시작한 ‘치믈리에 자격시험’이다. 7월 진행된 ‘제2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은 본선 진출자 500명 중 단 47명만이 합격의 영광을 얻었다.



‘치킨 국가고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치믈리에 자격시험’은 그 수준이 만만치 않다. 튀기는 소리만 듣고 치킨 조각 수를 유추해야 하는 듣기평가부터 치킨 부위별 지식과 역사를 묻는 지필 평가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테스트가 아니다.

행사를 기획한 우아한형제들에선 ‘치믈리에’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민간자격증으로 등록, 공신력까지 높였다. 명실상부한 ‘치믈리에’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현재까지 총 166명이다.

이에 파생된 ‘믈리에 테스트’는 방송을 통해서도 여러 번 소개됐다. 작년 7월에 방송된 tvN ‘신서유기4’에서 슈퍼주니어 멤버 (조)규현이 소주의 맛만 보고 브랜드를 맞추는 퀴즈에 성공했다. 평소 술을 즐겨 ‘조정뱅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규현이 진정한 ‘소믈리에’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최근 방송된 ‘신서유기5’에서는 규현에 이어 강호동이 ‘믈리에 테스트’에 나섰다. 강호동의 종목은 ‘라면’. 강호동은 총 5종의 라면을 육안과 냄새로만 판단해(단 한 종만 시식할 수 있었다) 모두 맞추는 쾌거를 이뤘다. 강호동의 환호하는 모습 밑으로 ‘라믈리에 강호동’이라는 자막이 새겨졌다.



이제는 이 ‘믈리에스러움’을 드러내는 동아리까지 등장했다. JTBC ‘요즘애들’에 소개된 ‘연남동(연어를 남김없이 먹는 동아리)’이 대표적이다. 신촌지역 대학생들끼리 연어가 맛있는 곳 어디든 연어를 남김없이 먹으러 다니는 모임이다. 한 학기를 기준으로 6회 이상 ‘연어번개’에 필참해야 하며, 이행하지 못할 시 제명된다.

분식의 최강자 ‘떡볶이’를 파고드는 동아리도 있다. ‘떡라이프’에서는 떡볶이를 함께 먹을 1기 신입회원을 최근 모집했다. 소소한 참여율일 거란 예상과 달리 200여명이 지원, 면접 전형까지 진행됐다.

이외에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 ‘뜨죽따(뜨거워 죽어도 따뜻한 커피)’ 등 시기와 환경에 일반적인 ‘선택’을 거부하는 이들의 모임도 생겨났다. 이 확고한 취향에 “나도”를 연발하는 동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난 하나만 파” 꽂힌 그 음식에 ‘전문가’라는 자부심까지 추가되는 엉뚱한 자격증 ‘믈리에’. 그 자격증이 주는 뿌듯함이란… 애정하는 것에 인정받은 행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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