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왜 표적이 되었나] “5G기술 탈취” 오명… 글로벌 왕따된 화웨이

입력 2018-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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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뉴질랜드·영국 이어 일본도 화웨이 배제

미국이 중국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에게 수배령까지 내린 것을 두고 ‘기술경쟁’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 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에서 미국이 중국에 현저히 뒤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첨단기술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며 “‘중국 제조 2025’를 앞세우며 기술 기밀을 훔치거나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행태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제조 2025’는 중국산 핵심부품의 비율을 2020년 40%, 2025년 7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산업 발전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자국 회사들에 막대한 지원금을 주며 육성해 왔다. 가장 큰 수혜기업 중 하나가 화웨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8월 22일 뉴욕 동부지방법원이 멍 부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로 시장에서 자리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5G 영역에서 완전히 뒤처지면서 국가 안보에서도 큰 위협감을 느낀 데 따른 조치라는 것이다.

지난 4월 미국 이동통신산업협회(CTIA)는 ‘글로벌 5G 경쟁’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5G 이동통신 주파수 분배와 정부 정책, 상용화 수준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미국은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에도 못 미친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보고서는 중국이 5G 상용화 경쟁에서 가장 앞선 이유로 ‘강력한 정부 주도 정책’을 꼽았다. 화웨이는 스스로 민간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의 30% 이상을 장악한 상태다. 전 세계 5G 특허 중 23%에 달하는 61건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군민 융합’ 정책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군대는 국영·민간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고 기업은 첨단 기술로 군과 정부에 협조하는 체제가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민간기업과 거래할 때 꺼림칙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2012년부터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 가능성 등 통신보안을 이유로 자국 통신업체들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최근에는 동맹국에도 보이콧(불매)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미 호주와 뉴질랜드는 보이콧 행렬에 동참했고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 역시 지난 5일 “5G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급업체 선정에서 화웨이를 제외했다”고 밝혔다.

NRI시큐어테크놀로지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도키타 쓰요시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통신망을 활용해 타국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출하는 지 여부와 실제 손해 정도는 단정할 수 없지만 몇 번이나 심각한 문제가 발견된 것은 사실”이라며 “각국 정부는 보안과 외교 문제를 줄다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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