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제도ㆍACA)’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15일(현지시간) 로스엔젤레스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 연방지방법원은 전날 오바마케어의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을 근거로 이 제도 전체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는 여당인 공화당 소속 20개 주 법무장관 또는 주지사들이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의료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의 폐지를 요구하며 낸 소송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판결이 나온 텍사스 주는 공화당 표밭으로, 판사는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지명한 리드 오코너다. 판결에는 일시정지 명령이 포함되지 않아 오바마케어 효력은 유지되더라도 건강보험 제도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케어는 대다수 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도록 한 게 골자다. 공화당은 이 법이 제정될 때부터 강하게 반대해왔다. 지난해 말 통과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 법안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에게 부과하는 벌금을 없애 사실상 의무가입 조항을 폐지했다. 벌금이 폐지됐기 때문에 개인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는 더이상 합헌이 아니라는 게 이번 판결 요지다.
이날 버지니아 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깜짝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에 대해 “텍사스에서 매우 매우 존경받는 판사가 내렸다”며 “오바마케어 폐지·대체 제도를 공약으로 정권을 잡은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법원이 지지하면 민주당과 협의하여 미국민을 위한 좋은 의료보험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의 하비에 베세라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인의 건강과 복지를 지키기 위해 사법의 장에서의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