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비정규직 제로화 마무리...인력 자회사 연내 출범

시설관리 등 6개 직군 2000여명...연내 편입 동의자 우선 고용 추진

IBK기업은행이 비정규직 파견·용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연내에 자회사 설립을 마치고 고용 승계 절차만 완료하면 기업은행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여는 셈이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비정규직을 편입하는 인력 자회사 설립에 대한 승인을 최종 인가받았다. 앞서 기업은행은 7월 이사회에서 자회사 설립안을 의결하고 자회사 설립을 위한 협약식도 체결했다. 이후 연내에 법인 설립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새로 설립되는 인력 자회사인 IBK서비스(가안)는 자본금 30억 원 규모로 기업은행이 100% 출자하는 방식이다. 편입에 동의한 인력부터 우선 고용해 출범한다. 정규직 전환 대상은 미화·사무보조·조리·운전·시설관리·경비 등 6개 직군의 약 2000여 명이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은행의 파견·용역 근로자 모두 편입 대상”이라며 “올해 안에 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 승계 절차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여전히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반대하는 파견·용역 노동자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기업은행은 사전에 동의한 인력부터 신규 법인에 대한 계약을 진행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노사와 전문가 협의기구를 구성하고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파견·용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직접 고용’이나 ‘자회사 고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자회사 고용을 선택했다. 2000여 명에 달하는 파견·용역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기엔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반발하면서 법인 설립이 예정보다 늦어졌다. 특히 2000여 명의 대상자 중 350여 명의 시설관리·본점경비 인력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종 고용 승계 절차가 마무리되면 기업은행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비정규직이 없는 은행이 된다. 같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도 14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최종 의결했다. 용역 근로자들은 자회사가 아닌 산업은행의 직접 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해 왔지만, 산업은행은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화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산업은행은 내년 상반기 중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파견·용역 근로자 정규직화를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