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톰 피터스 외, ‘사장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입력 2018-12-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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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사상가 50인이 CEO에게 띄우는 편지

이 어려운 시대에 사장은 무엇을 해야 하나? 이런 질문처럼 지금 절실한 질문이 있을까 싶다. 경영학계의 대표적인 지식인들이 사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모은 책이 나왔다. 톰 피터스와 마셜 골드스미스의 ‘사장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는 저자들 나름대로 사장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한 책이다. 대표적인 인물들의 조언이나 전망이나 주장을 담은 책들이 이따금 서점가에 선을 보인다. 이런 류의 글에서는 수확할 것이 의외로 많다. 긴 글이 아니라 짧은 글, 그것도 각자의 지혜를 전해야 하는 것에는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경영 서적계의 원조로 불리는 톰 피터스는 나폴레옹의 명언인 “전쟁의 기술에는 복잡한 전략이 필요하지 않다. 가장 단순한 것이 최선이고 상식은 기본이다. 장군들이 실수를 범하는 이유는 그들이 영리해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를 편지에 담았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단순한 것은 무엇일까.그는 “최고가 되십시오. 그것만이 혼잡하지 않은 유일한 시장으로 가는 길입니다”라고 말한다.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코치로 불리는 마셜 골드스미스는 똑똑한 사장들이 직면하는 네 가지 문제점을 제시한다. 그들이 유의해야 할 네 가지는 △얼마나 똑똑한지 증명하려 들지 않기 △얼마나 옳은지 증명하려 들지 않기 △이미 알고 있는 것임을 말하지 않기 △모두가 나와 같지는 않음을 생각하기다. 이 가운데 똑똑한 사람들이 흔하게 범하는 실수는 “나도 이미 알고 있다”고 지적하지 않은 채 잠자코 듣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편지를 “개인적으로 훌륭한 성취자가 되는 것은 모두 나와 관련된 일이지만,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과 관련된 일입니다”라는 울림이 있는 말로 맺는다.

저명한 강연자이자 작가인 제이미 앤더슨과 아옐렛 바론은 인생의 근본 문제에 대한 성찰을 촉구한다. 그들이 사장들을 만나면서 갖게 된 경험은 많은 사장들이 자신들이 이룬 업적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정의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그들은 성취 외에 다른 모든 것을 부수적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조언은 그것을 넘어서 보라는 것이다. 그들은 “조직의 가치를 인식하고 창출하는 것을 넘어, 당신 자신을 위해 목적의식이 있는 목표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라고 말한다.

컨설팅 기업 이노사이트 대표인 소콧 앤서니는 커지는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듀얼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한다. 트랜스포메이션A는 현재의 비즈니스를 재배치하는 것이고, 트랜스포메이션B는 미래의 성장엔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장은 항상 세 가지 질문에 익숙해져야 한다. △오늘의 우리는 누구인가 △내일의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이 변화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런던대 경영대 교수인 줄리언 버킨쇼는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능력인 ‘전략적 민첩성’ 향상을 꼽는다. 규칙과 절차가 가져올 수 있는 관료주의를 배격하고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관료주의에 대응한 개념으로 ‘애드호크라시’를 제시하는데 이는 형식 절차를 간소화하고, 갖가지 위원회 수와 규모를 줄이고, 본사에 있는 핵심 조직을 없애고, 대신 여러 소규모 팀에 권한을 부여해 사용자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는 가볍고 민첩한 모델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드호크라시는 조직 모델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상태를 뜻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버클리대 경영학과 교수인 헨리 체스브로는 사장이 짊어져야 할 최고의 책임으로 조직의 미래 보장을 꼽는다. 그로노블경영대학원의 마크 에스포지토는 더 근본적인 처방을 제시한다. “겸손해지십시오. 세상이 당신에게 열릴 것입니다”라고.

경영인 50명의 지혜를 담은 편지를 읽는 동안 멋진 문제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공병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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