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개정된 일본의 출입국관리법

입력 2018-12-17 19: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 정치학 전공)

외국인 노동자 입국 허용을 확대하기 위한 ‘개정출입국관리법’이 12월 8일 새벽 일본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등의 찬성 다수로 가결·성립되었다. 이 법률은 일본에서 더욱 심각해지는 일손 부족을 배경으로 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 허용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일본 재류(在留) 자격을 신설하는 것이 그 골자다. 신설된 새 재류 자격은 ‘특정 기능 1호·2호’로 불린다.

‘특정기능 1호’는 일본어나 단순한 기능시험에 합격한 경우에 부여되는 것이고, 고도한 기능이 없어도 체류 기간이 최대 5년까지 인정된다. 일본어 구사능력에 중점을 둔 자격이다. ‘특정기능 2호’는 숙련된 기능을 가진 외국인들에게 주어지는 자격이고, 체류 기간의 상한이 없고 배우자와 자녀들도 일본에 거주할 수 있게 되는 사실상의 영주권 자격 부여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용처로 환자나 노인 간병 업체, 건설업 등 14개 업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런 외국인 노동자 수용 확대에 따라 그동안 법무성 내에 설치되어 있던 입국관리국을 재편·격상한 ‘출입국 재류 관리청’이 신설된다. 그리고 이번 국회를 통과한 새로운 법률은 2019년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일본은 2008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2018년 시점에서 65세 인구가 총인구에 차지하는 비율이 28%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되었다. 이에 비해 한국의 경우 출생률이 매우 저조해 심지어 일본보다 낮은 상황이지만 아직 인구감소가 시작되지 않았고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총인구 대비 약 14%에 그치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의 고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이에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정부는 외국인들에게 폐쇄적이었던 과거의 자세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이번 ‘개정출입국관리법’ 성립을 계기로 일본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용 확대 시 그들이 대도시로 몰리지 않도록 여러 조치를 취하는 것 등을 포함한 1차 기본방침을 공표했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1차 기본방침에는 2019년 4월부터 5년간 최대 34만5000명 정도의 외국인을 수용하여 그들 중 최대 6만 명을 외국인 간병인으로 수용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일본의 초고령사회를 반영한 방침인 것이다.

외국인들이 하는 간병인의 업무는 환자나 노인들의 목욕이나 식사 등을 돕는 보조적인 업무에 한정해 방문 상담 업무 등을 대상 외로 할 방침이라고 한다. 의사소통 등의 문제점을 고려한 내용이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가 도시지역에 집중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세우도록 노력한다고 되어 있다. 일본 정부는 자민당이나 공명당 등 여당들과도 최종 조율한 후 이달 안에 최종적인 방침을 정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용 확대를 위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8개국과 정부 간 협정을 체결할 방침임을 밝혔다. 새로운 재류 자격이 되는 ‘특정 기능’의 대상국으로서 베트남, 중국, 필리핀, 태국 등 총 8개국을 중심으로 수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미 7개국은 정해졌는데 한 국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8번째가 어느 나라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공개된 7개 국가 중에는 한국의 이름이 없었다.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한국이 아직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현재 악화한 한일관계의 영향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한국이 국내에서 취업난을 겪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5~29세 청년실업률은 한국이 9.5%로, 일본(4.1%)의 두 배 이상 수준이다. 20~24세 실업률에서 한국은 10.9%, 일본은 4.7%로 그 격차가 더욱 크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열린 일본취업박람회는 현지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로 항상 만원이다. 그러므로 일본 정부는 앞으로 한일관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출입국관리법을 한국에 대한 외교카드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는 모양이다.

한국 측은 그런 일본의 의도를 잘 읽으면서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역사나 법의 정의를 왜곡해서까지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등을 일본 측 요구대로 마무리하면 안 될 것이다. 한국 측의 슬기롭고 미래를 잘 고려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224,000
    • -1.86%
    • 이더리움
    • 4,604,000
    • -2.75%
    • 비트코인 캐시
    • 696,000
    • -0.64%
    • 리플
    • 1,926
    • -4.94%
    • 솔라나
    • 344,900
    • -2.71%
    • 에이다
    • 1,367
    • -6.18%
    • 이오스
    • 1,128
    • +6.42%
    • 트론
    • 285
    • -3.39%
    • 스텔라루멘
    • 742
    • +7.6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100
    • -3.37%
    • 체인링크
    • 23,660
    • -2.19%
    • 샌드박스
    • 794
    • +33.2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