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성도이현회계법인의 초대 수장을 맡은 박근서(58·사진) 대표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계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성도회계법인과 이현회계법인은 합병 계약을 최종 마무리하며 회계업계 10위권 법인으로 도약을 알렸다. 지난해 매출기준으로 이현회계법인은 16위, 성도회계법인은 22위다.
업계에서는 통합경영 형태(싱글펌)로 각각 운영되던 두 회계법인의 합병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견·중소 회계법인 중 싱글펌 자체가 드문 상황에서 두 싱글펌이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국내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형 회계법인은 파트너 회계사 중심으로 움직이는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합병회사의 회계사는 총 130여 명 규모로, 합산 매출액(350억여 원) 등을 고려할 경우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상장법인 감사인 등록요건 ‘나’군에 진입하게 된다. 감사 대상 기업군의 확대로, 회계감사 부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합병법인 출범으로 세계 5대 법인인 BDO인터내셔널리미티드와 제휴까지 맺게 됐다. BDO인터내셔널은 현재 BNP파리바은행, 티센크루프, 페이스북, 피델리티, 미쉐린 등 다국적 기업에 회계 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글로벌 회계법인이다.
박 대표는 “4년 전부터 BDO가 국내 법인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었는데, 국내에 싱글펌으로 운영되는 회계법인 규모가 대단히 작아서 (제휴가) 성사가 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합병으로 BDO와 손을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는 조만간 BDO인터내셔널과 독점 회원사(멤버펌) 제휴를 맺고 최종적으로 ‘BDO성도이현회계법인’이라는 사명으로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부산 출신인 박 대표는 1983년 공인회계사가 된 후 1986년 산동회계법인에 입사했다. 이후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KPMG에서 1년 6개월간 연수를 받았으며 2000년 성도회계법인을 설립했다.
박 대표는 2025년 회계사 500명, 매출액 1500억 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빅4’ 회계법인의 과점 체제 및 엄격한 독립성 규정으로 인해 회계법인 선택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며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확보한 만큼 감사 품질관리부문 및 시스템에 대한 집중 투자와 추가적인 합병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