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뉴욕 맨해튼 남부에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를 들여 새 사무실 캠퍼스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뉴욕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와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내셔널랜딩에 제2본사를 세운다고 발표한지 수주 만에 구글도 비슷한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새 구글 사무소는 ‘구글 허드슨 스퀘어’로 명명됐으며 세 개의 별도 빌딩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새 캠퍼스 부지 면적은 170만 평방피트(약 16만 ㎡)로 오는 2022년 첫 입주가 시작될 계획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 3월 유서가 깊은 첼시마켓 빌딩을 24억 달러에 매입하고 나서 별도의 새 캠퍼스 조성까지 나서면서 뉴욕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구글은 향후 10년간 뉴욕 지역의 고용인원을 현재의 두 배인 1만4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구글은 뉴욕에서 검색과 광고,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에 관련된 직원 약 7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주 텍사스주 오스틴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새 캠퍼스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오스틴에서 애플은 1만50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제2본사 두 곳에서 총 5만 명을 고용한다.
삼성전자도 지난 2016년 뉴욕 맨해튼 첼시거리에 대형 스크린을 갖춘 마케팅 센터 ‘삼성837’을 오픈했으며 이곳은 많은 뉴요커가 찾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원래 미국 IT 대기업들은 서해안 거점인 실리콘밸리나 시애틀을 활용해 우수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채용해왔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는 인건비가 가파르게 뛰고 있다. 미국 부동산정보업체 CBRE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등 실리콘밸리 지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3만894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높았다. 2011년과 비교해 연봉 인상률은 15.7%에 이른다. 2위는 아마존 본사가 있는 시애틀로 12만8030달러였다. 시애틀은 2012년 대비 연봉이 27.5% 올랐다. 반면 뉴욕은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에 이어 엔지니어 수가 많지만 평균 연봉은 11만2172달러를 기록했다. 오스틴은 10만1150달러다.
실리콘밸리는 임대료 상승세도 가파르다. 미국 부동산정보업체 CBRE에 따르면 지난해 실리콘밸리 아파트 평균 월세는 2892달러로, 5년 전보다 30%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시애틀도 월 1713달러로 29% 뛰었다. 뉴욕은 임대료가 월 4042달러로 높지만 상승률은 4%에 그치고 있다.
또 IT 기업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뒷받침하려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이외에도 마케팅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필요해 뉴욕 등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인재 풀을 확보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