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확산에 드디어 침묵 깬 화웨이 CEO

입력 2018-12-19 14:28 수정 2018-12-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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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인지 협박인지...“우리 장비 보안 위협 근거 없다, 보이콧 지속되면 여러 국가 경제 위협받을 수도”

▲화웨이. AP연합뉴스
▲화웨이. AP연합뉴스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체포 이후 줄곧 침묵을 지키던 켄 후(중국이름 후허우쿤·胡厚崑) 화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제품에 대한 보이콧(불매)이 계속 확산하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화웨이 장비가 보안을 위협한다는 우려에 근거가 없다고 호소하면서도 이러한 보이콧이 지속되면 여러 국가의 경제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후 CEO는 중국 선전 본사에서 멍 부회장 체포 사건 이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의 장비가 보안에 위협이 된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 과정에서 부당하게 불똥이 튄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30년간 한 번도 대형 보안 사고를 낸 적이 없다”며 “화웨이의 매출은 1000억 달러가 넘는 수준이고 글로벌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절반이 우리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또 5G 네트워크와 관련된 장비 공급 계약을 세계 25개 이통사와 체결했다는 점도 내세웠다.

후 CEO는 이날 화웨이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해명하는 데서 시작해 보이콧이 계속될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은근히 압박했다.

그는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여러 나라에 로비 활동 벌였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이데올로기나 지정학적 우려 때문에 화웨이를 공격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보안과 관련해 근거 있는 주장이라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만 일방적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식이라면 참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다.

특히 차세대 규격 통신인 5G 분야를 선도하는 화웨이를 배척하는 국가는 앞으로 통신망 비용이 15~4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공급망이 비정상적으로 폐쇄되면 산업발전은 물론이고 여러 국가의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간 입을 열지 않던 후 CEO가 전격적으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 5국이 본격적으로 화웨이 따돌리기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2012년부터 중국 정부의 정보 수집 가능성 등 통신보안을 이유로 자국 통신업체들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최근에는 동맹국에도 보이콧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미 호주와 뉴질랜드가 보이콧 행렬에 동참했고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 역시 지난 5일 “5G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급업체 선정에서 화웨이를 제외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물론이고 그간 화웨이 보이콧에 부정적이던 독일도 사업자 선정 배제를 검토 중이다.

후 CEO는 궈핑(郭平)·쉬즈쥔(徐直軍) 부회장 등과 함께 화웨이의 독특한 집단 지도체제그룹의 일원이다. 화웨이는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위의 세 명의 부회장이 돌아가며 6개월씩 CEO를 맡는다. 런 회장의 딸인 멍 부회장은 다른 부회장들처럼 CEO를 맡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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