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금리차 다시 확대…고민 깊어진 한은

입력 2018-12-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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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FOMC 2.25~2.50%로 올려…코스피 0.9%↓ㆍ환율 4.3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4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내년에는 2차례로 줄여 속도를 늦출 것을 예고했다. 일단 우리 입장에서는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부담 등을 다소 덜게 됐다.

20일 금융시장의 반응 역시 예상보다 차분했다. 연준이 향후 경제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지만 급격한 투자심리 악화는 없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72포인트(-0.90%) 내린 2060.1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2050선이 무너지면서 2047.52까지 밀리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3원 상승한 1127.8원, 국고채 3년물은 0.017%포인트 오른 1.800%를 기록했다.

전날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종전 2.00~2.25%에서 2.25~2.50%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인상 횟수는 기존 3회에서 2회로 줄이기로 했다. 연준은 미국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3.0%로, 내년은 2.5%에서 2.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에 대해 “예상외의 결과는 아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했고 점도표도 소폭 하향 조정했다. 예상외의 결과는 아니다”라면서도 “시장 평가를 보면 생각보다는 도비시(통화완화적)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 인상 경로가 그대로 갈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축된 의미를 보면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제금융시장, 미국 경제를 보면서 금리를 인상해 나가겠다는 의미”라며 “내년 8번의 FOMC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은 0.75%포인트로 커진 점은 부담이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 동향 점검에 나섰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열린 긴급회의에서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일각에서 경기 둔화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향후 정책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미·중 통상 갈등과 브렉시트 합의 지연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주가 하락에 대해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되면서 시장의 예상대로 완화적 기조가 일부 나타났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경제전망치도 낮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후퇴 또는 경기 수축에 따른 기업 이익의 감소에 대한 우려가 유동성 증가에 대한 안도감보다 더욱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경기가 좋지 않으니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것은 호재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그게 오늘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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