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일감돋보기] SPC그룹, 빵 생산·포장·판매까지…많게는 100% 내부거래

입력 2018-12-2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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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크라상으로 유명한 SPC그룹이 빵 제조부터 제품 포장, 영업점 운영까지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적게는 50%, 많게는 100%까지 비중도 상당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SPC그룹엔 상장사 SPC삼립을 비롯해 25개의 비상장사와 24개의 해외법인 등 총 50개의 계열사가 있다. 이 중 주력 계열사이자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을 중심으로 오너가의 계열사 지배구조가 연결돼 있다.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말 기준 허영인 SPC그룹 회장(63.5%)과 장남 허진수 부사장(20.2%),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12.7%) 등 오너가의 지분만 90%가 넘는다. 오너가는 개인 지분과 파리크라상 지분을 통해 SPC삼립, 샤니, 설목장, SPC PACK 등을 함께 소유하고 있다.

1972년 설립된 샤니는 SPC그룹 내에서 제빵과 제과업을 담당하는 대표 계열사다. 허영인 회장 외 특수관계자 지분 69.86%와 파리크라상 9.8% 등으로 구성된 샤니의 최근 4년간 내부거래 비중은 100%에 달한다.

광주광역시 하남공업단지에 본사를 둔 호남샤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샤니와 마찬가지로 빵, 과자류 등을 제조·판매하는 호남샤니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99.99%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99%대를 이어오고 있다.

농업회사법인으로 2012년 설립된 설목장은 파리크라상 지분이 92%로 오너가의 간접지배 속에 있다. 우유 등 축산물 판매를 담당하는 이 기업 역시 2015년 90.84%부터 지난해 93.97%까지 꾸준히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영업적자 속에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7억 원, 영업손실은 11억 원으로 집계됐다.

SPC그룹의 내부거래는 상품 제조는 물론 제품 포장까지 다방면에서 감지된다. 합성수지 제조업 및 그라비아 인쇄업을 담당하는 SPC PACK는 SPC 계열사들의 제빵류 포장부터 냉동·냉장·스낵 등 다양한 포장 공정을 맡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은 앞서 언급한 곳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이곳 역시 5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파리크라상(50%), 허영인 회장(30%), 샤니(20%) 등의 지분으로 이뤄진 SPC PACK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49.57%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0.47% 줄어든 약 15억 원을 기록해 최근 4년 새 처음 감소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영업점으로 향하게 된다. SPC 주식회사는 1997년 설립돼 부동산 임대업과 제과점 운영업 등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90%대를 유지하던 SPC 주식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 91.84%, 지난해 92.21%로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과의 부동산 거래는 지난해 292억 원으로, 계열사 중 비중(47.68%)이 가장 높았다.

한편 SPC그룹은 4월과 7월 각각 공정위와 국세청으로부터 일감몰아주기·내부거래 등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은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최근 SPC삼립 지분 이동 과정에서 허 부사장의 지분이 형을 추월하면서 파리크라상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 경영 복귀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PC그룹 관계자는 “개인의 매매이기 때문에 취득을 언제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면서 “(경영 참여와 관련해선) 소액이기 때문에 여기에 의미 부여를 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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