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로 접어든 ‘트럼프 셧다운’이 내년 1월 3일(현지시간) 차기 의회 개원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믹 멀베이니 예산국장은 23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28일 지나서 (1월 3일) 개원하는 차기 의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멀베이니는 “상원은 크리스마스 이후 27일에 심의를 재개할 예정인데, 며칠 안에 사태가 크게 움직일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는 전망을 나타냈다. 멀베이니는 올 연말 사임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으로 내정돼 있다.
미 의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비용 문제를 둘러싸고 예산안 처리에 실패, 22일부터 정부 기관 일부가 폐쇄되는 사태를 맞았다.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은 50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비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야당인 민주당은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어 사태가 해결될 전망은 서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 계정에서 “마약과 갱단, 인신매매, 범죄자 등 많은 것들의 미국 유입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장벽이나 방벽”이라며 “드론과 나머지 것들은 멋지고 재미있다. 그러나 낡은 스타일이지만 오직 장벽만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벽 예산을 반영해야만 셧다운을 해제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다. 내년 1월 3일 차기 의회가 개원하면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선출된 새 의원들이 자리를 메우는데, 하원은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까지 장벽 예산 반영을 밀어부칠 셈이다.
미 언론들은 주말과 크리스마스 연휴가 이어지면서 셧다운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연휴가 끝나는 26일부터는 그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셧다운으로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등 9개 기관이 폐쇄됐다. 22일부터 이미 일부 국립공원이 문을 닫았고, 워싱턴에서는 백악관의 역사 등을 소개하는 시설이 폐관했다. 워싱턴 관광명소인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국립 동물원은 내년 1월 1일까지 정상 영업한다.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은 관람은 가능하지만 긴급 구조서비스 등은 제한된다. 또 국가의 안전과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업무 담당자들을 제외하고 많은 직원이 무급으로 일하거나 강제로 자택에서 대기하는 상태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은 시의 특별 예산 편성으로 영업을 계속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다움 주까지 셧다운이 계속되면 그 영향은 훨씬 더 광범위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시장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3일 미국 6개 주요 은행 수장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윤택한 자금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증시가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셧다운까지 겹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정부 기관의 일부 폐쇄 상태에서도 미 재무부는 금융 서비스 등 중요한 업무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24일에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당국과도 전화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