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빙하기…금융 위기 이후 ‘최악’

입력 2018-12-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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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거래 절벽을 겪고 있다. 9·13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이 사실상 막힌 상황서 거래의 주역이 돼야 할 실수요자는 분양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상태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81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해 12월 중에서 금융 위기를 겪던 2008년(1435건) 이후 가장 낮은 거래 건수로, 아직 한 달이 마무리된 시점은 아니지만 25·29·30일 등 휴일이 껴있어 거래가 많이 늘어나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재고주택 시장의 거래는 9·13 대책이 도입으로 유주택자 집을 사기 위해 대출받을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끊기면서 무주택자 수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강남 3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9·13 대책이 나온 뒤로 매수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대출이 막혔기 때문에 살 수 있는 사람이 없고, 거액의 양도세를 물려야 하기 때문에 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변동률은 이달 17일 0.08% 하락을 기록하며 6주째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주에 특히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구(-0.23%)와 송파구(-0.16%)의 낙폭이 컸다. 급매 말고 일반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 탓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전문대학원 교수는 “거래절벽의 핵심 요인은 대출 규제”라며 “9·13 대책 이후 유주택자 대출 금지와 DSR 적용 확대 등이 내년 서울 주택 거래시장을 얼어붙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무주택자들은 거래를 서두를 이유가 없어졌다. 청약시장이 무주택자에 유리하게 개편되고 향후 공급도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민영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7만2873가구다. 이는 국토부의 공동주택 분양승인 실적에서 2013~2017년 평균(3만3306가구)보다 119% 증가한 수준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유주택자는 추첨제 비중이 규제지역의 경우 크게 낮아졌지만, 무주택자는 청약당첨 문호가 더 낮아진 데다 신축아파트는 분납이나 감가상각에서 유리하다”며 “청약의 선택 폭이라고 할 분양물량도 풍부한 편이니 상대적으로 재고 주택시장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30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것도 서울 실수요자 대기 수요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2차 신규 택지(15만5000가구)의 연도별 주택 공급 계획에 따르면 2021년까지 1만 호를 공급하고, 이듬해 1만7000호에 대한 입주자를 모집한다. 2023년에는 2만 호가 공급되며 2024년과 2025년 이후에는 각각 4만 호, 6만8000호가 입주자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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