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임중도원’…文정부 개혁 지지의견 반영

입력 2018-12-2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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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교수신문)
(사진제공=교수신문)
대학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뽑았다.

교수신문은 지난 5~14일 전국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38.8%(341명)가 임중도원을 선택했다고 24일 밝혔다. 임중도원은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의미다.

임중도원을 추천한 전호근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 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임중도원을 골랐다”고 밝혔다.

설문에서 임중도원을 택한 다른 교수들 역시 “정부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지만 국내외 반대세력이 많고 언론들은 실제의 성과조차 과소평가하며 부작용이나 미진한 점은 과대포장하니 정부가 해결해야 될 짊이 무겁다”, “방해하는 기득권은 집요하고 조급한 다수의 몰이해도 있겠지만 개혁 외에 우리의 미래는 없다” 등 정부의 개혁을 지지하는 의견을 냈다.

그런가 하면 “임종도원의 경구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료들에게 던지는 바이니 숙지하고 분발하기 바란다”며 현 다른 해석을 덧붙인 의견도 있었다.

임중도원에 이어 전체 응답자 중 23.9%(210명)가 선택한 ‘일운불우(密雲不雨)’가 올해의 사자성어 2위에 올랐다. ‘구름만 가득 끼어 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다’는 뜻이다. 여건은 조성됐지만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빗댄 말로 2006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적이 있다.

밀운불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고성빈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과 적대관계 종결,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합의, 소득주도 성장 등 대단히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지만 막상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고 희망적 전망에만 머물러 있는 아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제시한 ‘공재불사(功在不舍)’는 응답자의 15.3%(134명)가 선택해 3위에 올랐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구절로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투철한 의지를 강조한 말이다. 김 교수는 “계속 개혁에 매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행여 정부가 계속 밀어붙이다 보면 효과가 날 것이란 집단 최면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 모두를 담고 있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 4위에는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다’는 뜻의 ‘운무청전(雲霧靑天)’이, 5위에는 ‘왼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을 돌아다 보다’는 뜻의 ‘좌고우면(左顧右眄)’ 올해의 사자성어 최종 후보에 올랐다. 각각 11.2%(98명)와 10.8%(95명)이 선택했다.

교수신문은 지난 2001년부터 한 해를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 올해의 사자성어로는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20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2013년 도행역시(倒行逆施) 2014년 지록위마(指鹿爲馬) 20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2016년 군주민수(君舟民水) 2017년 파사현정(破邪顯正)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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