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보호주의 강화...월마트·아마존 ‘지배력’ 견제

입력 2018-12-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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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계약·제휴사 상품 판매, 자체 유통망 활용, 특별 할인 금지

▲인도 뱅갈루루에 있는 플립카트 본사. 뱅갈루루/AP뉴시스
▲인도 뱅갈루루에 있는 플립카트 본사. 뱅갈루루/AP뉴시스
인도 정부가 아마존과 월마트 등 미국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의 ‘지배력’ 견제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자상거래 대기업들이 인도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제휴사 제품이나 독점 계약 제품을 판매하거나 특별 할인을 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소매업 거인들이 인도에서 펼쳐온 전략에 상당한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마존은 독립적인 판매자들과의 경쟁을 멈추고 스마트 스피커와 같은 독점 제품 판매를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

월마트는 올해 160억 달러(약 18조 원)를 들여 인도 온라인 소매업체 플립카트 지분의 77%를 사들였다. 새로운 제재는 독점 브랜드의 의류와 상품을 파는 월마트의 전략을 중단시킬 수 있다. 또 자체 공급망을 통하거나 소매 업체들에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도 없게 된다.

정부는 이날 사전 언질 없이 2월 1일부터 발효되는 변경 사항을 발표했다. 아마존과 플립카트의 인도 법인 대표는 새로운 규칙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글로벌기술 연구회사인 포레스터의 사티쉬 미나 선임연구원은 “판매자가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없게 되면 궁극적으로 피해는 소비자가 입게 된다”며 “이는 정부의 퇴행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취임 이후 외국 기업들의 인도 투자를 장려했으나 최근 몇 개월간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자 돌연 ‘보호무역주의’ 색깔을 강화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외국 기업이 인도 소비자들의 정보를 인도 내 클라우드에 저장하도록 하는 조처도 마련했다. 인도 정부는 기술 산업 분야 기업들에 특히 새로운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새로운 전자상거래 법안은 모디 총리가 내년 5월 선거를 앞두고 세금과 재정 정책으로 손해를 본 영세 상인들의 마음을 돌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설명했다.

인도 법에 따라 외국인이 소유한 소매 업체는 이미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직접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에 아마존과 플립카트는 외국 자본을 유치해 계열사를 설립하고 식료품과 전자제품, 책 등을 자사 사이트에 판매하는 ‘우회 전략’을 썼다. 계약을 통해 독립 판매자가 제공하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일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정책은 이러한 법의 ‘허점’을 막기 위한 시도다.

NYT는 새 정책이 인도 내 아마존과 월마트에 비용을 증가시키고 월마트의 플립카트 ‘고가’ 인수가 무리수였다는 판단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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