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서도 반도체와 바이오주는 부침을 거듭했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 전망과 분식회계 논란 등으로 휘청인 탓이다.
그동안 코스피를 이끌어온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시가총액 1ㆍ2위를 지키며 시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328조9429억 원에서 28일 231조305억 원으로, SK하이닉스도 55조6921억 원에서 44조441억 원으로 줄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5월 50대 1 액면분할 후 5만 원 대에서 4만 원 선으로, 지난 21일에는 3만8100원까지 떨어졌다. 28일에는 3만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주의 부진은 '반도체 고점 논란' 탓이 크다. 상반기부터 외국계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내 증권사들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달에만 15개가 넘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올해 전체를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4분기 실적은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원인이다.
한편 바이오주는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회계이슈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겪었다.
삼성바이오는 고의 분식회계 논란에 상장폐지 위기를 겪으면서 지난달 12일 28만1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에 대해 고의로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 지난달 15일부터 19거래일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이후 이달 10일 삼성바이오의 상장 유지가 결정되면서 바이오 섹터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33만4000원에서 멈췄던 주가는 거래 재개 첫날 39만4000원으로 올랐으며 28일 38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데 힘입어 주가가 상승했다.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트룩시마’ 판매를 허가했으며 이달에는 ‘허쥬마’ 판매가 승인됐다. 지난해 코스닥 시총 1위였던 셀트리온은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후 시총 3위에 등극했다.
그러나 셀트리온도 회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1월에는 삼성바이오 논란으로 인한 바이오주 투자심리 악화에 19만3553원까지 하락했다. 이달 중순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국내 판매권을 셀트리온에 되팔고 받은 218억 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이 분식 회계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와 바이오 업종의 내년 전망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해 ‘상저하고’ 패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에 대해 “사회 구조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