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박원순 시장 “서울을 '경제 특별시'로 불러 달라”

입력 2018-12-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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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며 부시장 자리가 생기면 기업 출신 경제전문가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8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정부가 약속대로 추가로 2인의 부시장 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그중 한 명은 반드시 기업 출신 경제 전문가를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전문 부시장으로 하여금 서울의 경제정책과 기업지원정책을 총괄하도록 할 것"이라며 "서울시는 기업을 지원하는 경제정책의 기둥을 세우고 그 정책의 성과 목표를 엄밀히 평가해 오류와 실수를 시정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기업과 끊임없이 소통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는 서울시를 만들겠다"며 "앞으로 서울시를 그냥 서울시가 아닌 경제특별시라고 불러 달라"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는 10월 30일 발표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에서 인구 500만 이상 지방자치단체는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부단체장을 2명까지 추가로 둘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서울시는 부시장직을 현재 3명(행정 1·2부시장, 정무부시장)에서 5명까지 늘릴 수 있다.

이 밖에 박 시장은 경제를 살리기는 방안으로 △혁신 생태계 조성 △도심 산업 혁신 △혁신 창업 지원 △사람에 대한 투자 △기업 지원 △공정경제 실현과 경제민주화 강화 △자영업 구제 △새로운 경제모델 창조와 혁신 △서울시 내부 혁신 △현장 소통 강화 등 10가지를 제시했다.

박 시장은 1조2000억 원의 서울미래성장펀드를 조성해 창업 기업을 지원하고 서울을 4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테스트베드로 만들 계획이다.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경제민주화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1300여 개의 서울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혁신 성장의 성과가 더욱 공평하게 사회 전체로 확산할 수 있도록 경제민주화를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음은 박 시장의 신년사다.

2011년,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약속을 가슴에 품은 채 첫 출근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만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7년간 서울은 사람으로, 돌봄으로, 노동존중으로, 마을로 혁신했고 그만큼 사람 사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경제가 어렵습니다. 민생이 어렵습니다. 앞으로의 전망도 결코 밝지 않습니다. 심각한 소득 불균형, 저성장의 고착화와 더불어 저출생·고령화 같은 미래의 도전마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서울시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권한과 역량을 총동원해 경제의 성장, 도심 산업의 활성화, 혁신창업에 집중하겠습니다.

서울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창업이 활발해지며 이를 통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본격적인 혁신성장거점 구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거대한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해 서울과 대한민국 성장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것이 우리 경제를 바꾸는 박원순의 첫 번째 생각입니다. 이제 좀 더 속도감 있는 추진을 통해 상암과 마곡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홍릉·창동·개포·양재·영동지구 클러스터를 본격화하겠습니다.

서울의 오랜 자부심이면서도 그동안 쇠퇴와 노후화를 겪어온 도심 산업을 21세기 새로운 비전과 콘텐츠로 혁신하겠다는 것이 제 두 번째 생각입니다. 도심 제조업은 시대에 뒤처지는 산업현장이 아닌 혁신을 꽃피울 잠재력을 품고 있는 소중한 혁신성장입니다. 세상의 기운을 모아 내는 다시세운프로젝트, 동대문의 패션상가, 종로 2·3가의 보석거리, 동대문의 한방거리, 중구의 인쇄골목, 용산의 전자상가, 장안평 중고차타운 등이 이런 혁신현장입니다. 나아가 스마트 앵커를 통해 도심지역 내 흩어져 있는 영세 제조업체와 소공인들을 한곳에 모아 산업 시너지를 높이겠습니다.

서울의 경제지도를 바꿀 저의 세 번째 생각은 바로 혁신창업입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새로운 일자리 대부분을 혁신창업을 통해 창출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대안을 혁신창업에서 찾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내일을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기술을 지원하고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에 투자하겠습니다. 서울을 창업이 강물처럼 흐르고 들꽃처럼 피어나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창업인프라를 확대하고 강화하겠습니다. 현재 40여 곳에 불과한, 서울시가 운영하는 창업공간을 100여 곳으로 늘리겠습니다. 서울창업허브, 서울혁신파크 등에 만족하지 않고 동네마다 창업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둥지를 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D-CAMP 와 구글의 서울 글로벌 창업캠프, WEWORK와 같은 민간 창업공간을 적극 유치하고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중관촌, 이스라엘 창업기관과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또 창업기업에 대한 든든한 뒷받침을 강화하겠습니다. 1조2000억 원 규모의 서울미래성장펀드를 조성해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서울형 혁신성장기업 2000여 곳에 투자하겠습니다. 해외 펀드도 제가 직접 나서서 유치하겠습니다.

서울을 4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테스트베드'로 만들어 혁신생태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서울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창업도시가 되는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경제를 살릴 박원순의 네 번째 생각은 사람에 대한 투자입니다. 경제도 혁신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을 가장 잘 실현할 전략은 바로 사람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는 혁신의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이끌어갈 '융합형 인재'입니다. 이런 인재를 양성할 '프랑스 에꼴 42'와 같은 혁신학교를 만들어 향후 4년간 5000명 이상의 글로벌 리더급 인재를 길러내겠습니다. 서울시와 대학 간 상설협력기구 구성을 통해 스펙으로 평가받는 인재가 아닌 기업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경제를 살리는 다섯 번째 생각은 기업을 돕는 것입니다. 기업은 경제활동의 주축입니다. 고용을 창출하고 국부를 축적하고 경제를 돌리는 엔진입니다. 국가와 지방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수익을 많이 내고 공정한 세금을 납부하며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경제를 살리고 청년을 고용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가라면 그 누구라도 적극 도울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보다 더 큰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특히 1300여 개에 이르는 서울 중견기업들이 대기업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정부와 함께 중소기업을 위한 R&D를 대폭 늘리는 등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외국기업도 적극 유치하겠습니다. 보다 더 많은 기업이 탄생하고 보다 더 높이 성장하고 보다 더 크게 성공하는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 경제를 살리는 여섯 번째 생각은 바로 공정경제 실현과 경제민주화 강화입니다. 서울시는 이미 '모두를 위한 경제', 이른바 '위코노믹스(WECONOMICS)'를 주창하고 실현해 왔습니다. 대기업 발전, 중소기업 성장, 노동존중사회, 경제민주화와 공정경제는 바로 겨울의 춥고 거친 날씨를 헤치고 나아갈 튼튼한 사륜구동의 네 바퀴입니다.

새로운 경제의 패러다임은 불평등을 시정하고 균형 잡힌 경제, 공정한 경제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혁신성장을 위해 공정경제는 필수입니다.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대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혁신성장의 성과가 보다 공평하게 사회 전체로 확산할 수 있도록 경제민주화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습니다.

자영업 구제, 이것이 바로 제 일곱 번째 생각입니다. 한국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자영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입니다. 자영업자 수익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키우겠습니다. 공들여 열심히 키운 내 가게가 턱없이 높아진 임대료 때문에 문 닫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유급병가제 도입, 고용보험료 지원을 통해 자영업자 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상가입대차 보호범위 확대를 위한 환산보증금의 단계적 폐지, 서울시가 앞장서 시작한 제로페이 또한 정부와 함께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혁신경제를 위한 박원순의 여덟 번째 생각은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제모델의 창조입니다. 업사이클 산업, 수제화 등 핸드메이드 경제는 하나의 대안이 됐습니다. 소유의 시대가 저물고 공유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역 간 협력, IT·BT·NT의 융합, 기술과 인문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경제모델을 끊임없이 창조해 나가야 합니다. 국제적 수준의 해커톤과 창업경진대회를 서울에서 열겠습니다.

혁신경제로 나아갈 아홉째 생각은 반성과 성찰, 그리고 서울시 내부부터 시작하는 혁신입니다. 관료적 접근과 지나친 규제, 현장 소통의 경시, 새로운 현상과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몰이해를 반성해야 합니다.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의 경제정책이 아니었는지 성찰해야 합니다.

정부가 약속대로 2인의 부시장 자리를 추가로 만들어 준다면 그중 한 명은 반드시 기업 출신 경제전문가를 임명하겠습니다. 경제전문 부시장으로 하여금 서울의 경제정책과 기업 지원정책을 총괄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경제정책의 기둥을 세우고, 그 정책의 성과 목표를 엄밀히 평가해 오류와 실수를 시정해 나가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피드백하겠습니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정책들이 제대로 집행되는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 앞으로 서울시를 그냥 서울시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경제특별시라고 불러주십시오.

이제 기업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기업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7년 전 처음 시장이 됐을 때 초심 그대로 다시 현장으로, 시민의 삶터로 달려가겠습니다. 절박한 민생의 현장에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이 이뤄지는 그곳에서 혁신시장실을 가동하겠습니다. 현장은 서울 경제를 살리는 제 열 번째 생각입니다.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한 수많은 질문과 전환의 길목에서 언제나 답은 '시민'이었습니다. 저 박원순에겐 천만의 시민이 있습니다. 시민의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의 완성을 위해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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