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기해년 증시, 2200~2400 박스피… 투자 활성화 위해 규제 풀어야”

입력 2018-12-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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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주요 리서치센터 16곳 설문조사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로 접어든 자본시장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혼조돼 있다. 지난해 코스피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올해 증시도 ‘박스피(박스권+코스피)’ 행보로 예상한다.

이투데이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16곳을 대상으로 12월 19~21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으로 ‘2200포인트 이상~2400포인트 미만’이 미응답을 제외한 전체 응답(15표) 중 10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 말 종가(2467.49)보다 낮고 2016년 말 종가(2026.46)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다만 상단값으로 ‘2400포인트 이상’을 점친 곳도 5표에 달해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지수 상단으로 ‘2200포인트 미만’을 꼽은 곳은 없었다.

코스피지수 밴드 상단은 증시 방향성을 점치기 위한 중요 좌표다. 전망치가 낮을수록 시장의 점프를 이끌 모멘텀도 적다는 얘기다.

가령 2월 말 미국의 중국 추가관세 유예기간이 종료돼 ‘휴전’ 상태인 미·중 무역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3월 말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과 지속되고 있는 미국 금리인상 통화정책 기조도 우려 요인이다. 중국의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 신흥국(EM)지수 편입이 5월 또는 8월 가시화될 수 있어 국내 주식시장에 수급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MSCI EM 지수 내 한국주식 투자비중이 줄어들 경우 이를 추종하는 외국계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수많은 악재 속에서도 코스피 반등을 이끌 자본시장 정책(중복응답 허용)은 ‘4차 산업 등 신성장사업 육성 정책’으로, 전체 응답(20표) 중 과반수 이상인 12표를 얻었다. 그 뒤를 ‘연기금 자본시장 유인책 강화’(4표), ‘인수합병(M&A) 활성화 및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2표), ‘공매도 규제’(1표), 기타(1표) 순이었다.

4차 산업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가상현실(AR), 증강현실(VR), 머신러닝, 인공지능, 3D 프린터, 드론, 로봇, 스마트그리드 등 다양한 업종 등을 두루 포함한 용어다. 이 같은 IT 기반 기술들을 세상에 적용해 산업 간 초연결성을 구현한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먹거리라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코스피 원동력이었던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이 하락 국면이란 점에서 새 퀀텀점프 유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 반등을 넘어 자본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중복응답 허용)으로는 ‘규제 완화를 통한 대기업 투자 활성화’가 전체 응답(20표) 중 11표를 획득해 1순위 과제로 꼽혔다.

이어 ‘벤처·중소기업 적극 지원’과 ‘정부의 공격적 재정 집행’이 각각 4표씩 얻어 공동 2위였다. 글로벌 경기 약세와 맞물려 국내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설비투자가 줄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부 역시 ‘2019년 경제정책’에서 소비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성장 전략의 방점을 바꾸겠다며 투자 활성화를 강조했다. 성장세 약화 속 제조업 업황 불확실성, 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 창출력이 높은 투자가 부진해지고 기업·시장의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작년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최저 10.8%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퇴보했다는 평가도 함께 내놨다. 올해 상반기 전망치 역시 마이너스(-)0.6%로 전년에 비해 후퇴 속도는 줄어들지만 여전히 하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등 실물자산보다 금융투자 자산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정책(중복응답 허용)으로는 ‘주식거래 세제혜택’과 ‘불필요한 규제 철폐’가 각각 9표씩 얻어 전체 응답(20표)의 절반을 나눠 가졌다. ‘개인투자자 유인정책’도 1표를 얻었다. 실제 연말 과세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증시의 추가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자본시장의 숙원과제 중 가장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은 부분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가조작 등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였다. 전체(16표) 중 절반인 8표를 얻었다. 그 뒤로 ‘상장사 부실감사 관련 회계법인 처벌 강화’(3표), ‘세제 혜택과 투자 지원 등 해외투자 유인 마련’(2표) 등이 뒤따랐다.

반대로 가장 후퇴한 정책으로는 ‘세제 혜택과 투자 지원 등 해외투자 유인 마련’(6표)이 전체 응답(16표) 중 최다 득표를 했다. 이외에도 ‘개인투자자에 대한 과도한 시장 진입 규제 완화’와 기타 의견이 각각 3표씩 얻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 규제 완화’(2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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