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위미노믹스] 여성 때문에 역차별당한다고?… 착시현상에 가려진 ‘유리천장’

입력 2019-01-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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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경제활동, 男보다 13.5%P 적어

“극소수 고위 여성이 잘되고 있으니 마치 문제가 없는 것처럼 비쳐진다.”

올해 한국에서 ‘미투(me too)’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인 ‘백래시(Backlash)’를 만든 작가 수전 팔루디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수십 년간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고 경제활동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여성에게 자리 주기’에 염증을 느낀 남성들이 역차별이라며 항의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36곳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평균치는 2000년 50.8%에서 2005년 52%, 2008년 53.2%로 올랐고 2013년 54%대로 늘어났다. 2017년 기준으로는 경제활동이 가능한 여성 중 54.8%가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평균치는 2000년 69.9%에서 큰 변화가 없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68.9%로 내려온 뒤 지난해엔 68.3%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소폭 늘었어도 남성과 비교하면 아직 13.5%포인트 차이가 나는 셈이다. 특히 OECD 여성 임원 비율은 지난해 기준 21.8%로 아직도 관리직급 중 8명은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

여성이 경제 영역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한 상황은 주요 기업, 고위 직급일수록 심했다. 지난달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헤드헌팅업체 하이드릭&스트러글의 연구 결과, 미국과 영국, 덴마크, 이탈리아 등 13개국 주요 기업에서 여성 최고경영자(CEO)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미국의 경우 S&P1500에서 여성은 전체 직원의 40%를 차지했지만, 이사는 20%, CEO가 6.9%로 비율이 급강하했다.

성평등 이슈와 관련해 선진국으로 불리는 서구권 국가들에서 오히려 관리직급 여성 비율이 퇴보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FTSE350(런던 국제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350개 기업)에서 여성 CEO가 2017년 15명에서 작년 말 기준 12명으로 감소했다. 유리천장이 깨지기는커녕, 위미노믹스 바람에 반발하는 ‘백래시’가 등장하면서 다시 천장이 단단해지고 있는 셈이다.

홍콩 기반의 영자 매체 아시아타임스는 지난해 3월 일본의 위미노믹스에 대해 보도하며 “상장기업의 여성 고용이 늘었지만 대부분 급여와 복지가 적고 해고가 쉬운 비정규직 근로자이며 여성 임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여성 임원이나 근로자가 많은 기업이 유난히 평균 임금이 낮은 점 등을 살펴 유리천장의 착시현상을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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