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글로벌·디지털’ 앞세워 불확실성 뚫는다

입력 2019-01-0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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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경영전략

금융지주·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새해 주요 경영 전략 키워드로 ‘디지털’과 ‘글로벌’을 제시했다. 또 금리 인상과 경기 악화 등으로 새해 금융시장을 어둡게 전망하며, 위기 상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경쟁환경과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금융산업 미래 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다”며 “이럴 때일수록 금융산업이 기본으로 돌아가 ‘근본’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근심지무(根深枝茂) 원원유장(源遠流長)’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하고, 샘이 깊으면 물이 멀리 흘러간다’는 뜻이다.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는 ‘글로벌’과 ‘디지털’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적극적인 글로벌화로 국제경쟁력을 높여 금융산업 신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며 “금융회사는 진출 지역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을 추구하고 현지인 대상 영업 확대 등 지역 금융회사로 발돋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 금융회사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금융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위기의 순간 필요한 것이 바로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대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코닥과 노키아가 몰락한 사실을 예로 들며 “핀테크 기업이나 인터넷은행이 우리를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생각하다가 코닥과 노키아 같은 운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김 회장은 “4년 동안 준비한 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며 “해외 어디서든 GLN을 통해 간편하게 결제한다면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GLN은 하나머니 등 디지털 머니를 여러 나라에서 쓰는 글로벌 통합 플랫폼이다.

김 회장은 ‘사기’의 향우본기에 나오는 ‘선즉제인(先則制人)’ 정신을 강조했다. ‘남보다 먼저 도모하면 능히 남을 앞지를 수 있다’는 의미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올해 창립 120주년과 지주사 전환을 맞이해 “고객의 사랑에 보답하는 최고의 은행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6대 경영 전략으로 △고객 중심 마케팅 강화 △금융 명가(名家) 지배력 확대 △리스크 관리 △글로벌 금융시장 제패 △디지털 혁신 주도 △사회적 가치 실현 등을 꼽았다.

손 행장은 정익구정(精益求精)’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최고의 은행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익구정은 ‘뛰어난데도 더욱 뛰어나려 애쓴다’는 의미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체질 개선과 변화로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 회장은 “환경 변화에 대응해 끊임없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추진하고 파트너십 기반의 그룹형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 하강과 미·중 무역분쟁,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경영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중용’ 예기 편에 나오는 ‘사변독행(思辯篤行)’을 인용했다. 신중히 생각하고 명확히 변별하며 성실히 실행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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