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란조끼’ 집회 다시 격화…5만명 참여

입력 2019-01-0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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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정부 태세 전환 계기…시위대 점증 양상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생 제르맹가 인근 ‘노란조끼(Gilets Jaunes)’ 시위 과정에서 오토바이 한대가 불타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생 제르맹가 인근 ‘노란조끼(Gilets Jaunes)’ 시위 과정에서 오토바이 한대가 불타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진정되는 듯했던 프랑스의 ‘노란조끼(Gilets Jaunes)’ 시위가 연초부터 달라진 정부 대응에 분노해 다시 격화됐다. 처음보다 참여 인원은 현저히 줄었지만 다시 증가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노란조끼 8차 집회가 파리, 루앙, 툴루즈 등 전국에서 열렸으며 약 5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마크롱 퇴진”, “사회 정의”, “더 많은 민주주의”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1월 노란조끼 시위가 시작했을 때보다는 참가자가 많이 줄었지만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파리의 경우 지난주 800명이 모였지만 이날은 3500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노란조끼 시위가 다시 격화된 것은 그간 시위대에 ‘유화책’을 펴던 프랑스 정부가 돌연 강경한 자세로 돌변한 영향이 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저녁 발표한 신년사에서 노란조끼 시위대를 ‘증오로 가득 찬 군중’이라고 표현하며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수년간 우리는 현실을 노골적으로 부정해왔다”며 “일을 덜 하면서 돈을 더 벌 수는 없고, 세금을 줄이면서 정부지출을 늘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프랑스 정부는 노란조끼 시위대의 요구를 반영해 일부 정책을 철회했지만 다시 실업급여나 공무원 조직 감축 등의 정책을 중단하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시위는 평화롭게 시작됐으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시위대와 경찰이 다시 충돌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길가에 세워진 차량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탄, 물대포 등을 쏘며 진압했다.

AP통신은 노란조끼 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시위대가 정부 기관에 무단 진입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시위대가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 정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해 직원들과 건물 뒷문을 통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보 대변인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공격을 당한 것은 내가 아니다. 그것은 프랑스이며 우리의 (정부) 기관들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도 한때 불이 붙었다. 베로니카 반드-다니엘손 스웨덴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경찰은 어디에 있나? 친절한 이웃들 덕분에 우리는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며 관련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노르망디 지방 루앙에서도 2000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에게 가로막히자 돌을 던지면서 저항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진압하면서 이날 최소 2명을 체포했다. 이외에도 툴루즈, 낭트, 보르도 등 프랑스 주요 도시들에서 서민경제 개선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프랑스 정부는 불법 시위에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그리보 대변인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도 시위하는 사람들은 소요사태를 바라면서 정부를 전복하려는 자들”이라고 비난하면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시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또 한 번 극단적 폭력이 공화국을 공격했다”며 “정의는 구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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