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B국민은행 파업을 생각한다

입력 2019-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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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하 금융부 기자

KB국민은행이 19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해 기준 평균 연봉 9100만 원, 월급쟁이 중에서도 고소득자들이 ‘제 배 불리기’에 나섰다는 시선이다.

은행이라는 특성도 한몫한다. 공공성을 지닌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실상은 어떨까. 우선 노사 간 쟁점인 ‘성과급’을 살펴보자. 국민은행은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1위 은행’을 차지했다. 국민은행 모회사인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 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애초 사측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목표에 미달했다며 월 기본급의 70%만 주겠다고 했다.

한 국민은행 직원은 “ROE 10%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했다. 실제 2008~2017년 동안 이를 넘은 적은 없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하향 평준화’를 외치는 거다. 예컨대 자기 월급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이 받는 것을 낮추려고 한다. “나는 일 년에 3000만 원을 받는데, 너는 감히 9000만 원을 받느냐”는 식이다.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으려는 생각을 접고, 다 같이 못살자는 주장이다. 같은 노동자끼리 서로를 ‘귀족 노조’라고 공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격 타깃을 잘못 잡은 셈이다.

KB금융 주식의 68.7%가 외국인 소유다. 3월 지난해 순이익의 30~35%를 주주에게 배당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유보금으로 쌓아 둔다. 회사가 3조 원가량 이익이 나도 노동자에게 돌아오는 돈 없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노조는 파업 명분으로 조직에서 차별받아온 ‘여성’, ‘청년’ 은행원을 내세웠다. 성과급의 경우 시간 외 수당을 합쳐 ‘300%’에 어느 정도 노사 간 합의를 이뤘지만 협상이 결렬된 이유라고 한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8일 “사측에서 성과급과 임금 수정안을 제안했고, 노조는 수용했다”며 “현재 핵심 쟁점은 신입 행원에 대한 기본급 상승 제한(페이밴드 폐지)과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L0)의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명분’이라고만 생각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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