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자리 정부’ 고용참사, 올해 더 비관적

입력 2019-01-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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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이 9만7000명에 그쳐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만7000명 줄어든 이래 가장 저조했다. 실업자 수는 107만3000명에 이르러 2000년 이후 최대였고, 실업률 또한 17년 만에 최고인 3.8%로 치솟았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8년 고용동향’에서 나타난 수치다. ‘일자리 정부’의 참담한 고용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취업자 증가폭은 2017년의 31만6000명에 비해 3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든 규모다. 정부의 당초 전망치 32만 명은 말할 것도 없고, 6개월 전에 내놓은 수정전망 18만 명의 겨우 절반 수준이다. 작년에는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같은 대형 외부 충격도 없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고용시장 붕괴다. 산업별로는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농림어업, 정보통신업, 공공행정·국방 등에서 취업자가 늘었다. 반면 질 좋은 제조업이 1년 전보다 5만6000명, 도소매업 7만2000명, 숙박음식업 4만5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6만3000명 감소했다.

정부는 생산가능 인구 감소,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부진과 구조조정, 자영업 침체 등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고용참사의 결정적 요인은 최저임금 등 정부 경제 정책의 실패다.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워 작년 16.4%나 한꺼번에 올린 최저임금으로 특히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주로 취약계층들이 몰리는 이들 분야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말해 준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늘려 채용 축소로 이어졌다. 고용이 늘어난 곳은 정부가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어 만든 공공서비스 분야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으로 지속성도 없다.

문제는 올해 고용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작년에 이어 최저임금이 또 10.9%나 인상됐고, 여기에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임금계산 때 주휴시간까지 포함된다. 임금 부담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상당수가 문을 닫을 처지로 내몰렸다. 이들이 우리나라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 수준이다. 일자리가 더 만들어질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15만 명 증가를 목표하지만 어림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상반기 증가폭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인데, 기업의 투자심리 또한 바닥이다. 주력산업 대부분이 경쟁력을 잃는 가운데 그나마 경제를 지탱해온 반도체마저 쇼크 상태의 부진에 빠졌고,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후퇴 등 경기 하방 요인만 가득하다. 투자 확대의 전제인 규제 철폐는 늘상 말뿐이면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진전이 없다. 새로운 미래산업과 고부가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의 해법은 뻔한데도 그걸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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